보라스'류현진 일본행'전략의 허와 실

기사입력 2012-12-06 09:07


2012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 최우수 신인선수 선정 및 부문별 시상식이 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최다탈삼진상을 수상한 한화 류현진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삼성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11.05/



"노코멘트다."

류현진의 현 소속팀인 한화 구단은 그저 쓴웃음을 짓기만 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최근 "류현진이 다저스와 계약하지 못할 경우 내년시즌 일본에서 뛸 수도 있다. 일본 무대는 류현진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중에 하나다"라고 폭탄발언을 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보라스는 다저스와의 입단협상이 난관에 봉착하자 다저스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같은 말을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화 구단 입장에서는 보라스가 마치 류현진이 자기 선수인양 난데없이 일본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에 난감해질 수 있다.

하지만 한화는 보라스의 의도를 잘 알기 때문에 으레 협상 과정에서 나오는 압박카드에 대해 논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보라스가 협상 과정에서 무슨 말을 하든 전혀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면서 "우리가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류현진의 미국 진출을 승낙한 이상 최대한 유리한 조건에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보라스의 일본행 발언에 대해 어떤 대응을 나타낼 경우 협상 줄다리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류현진을 돕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는 류현진의 성공을 바라는 국내 야구팬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여기에 한화가 보라스의 강경 발언에 의연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 있다. 류현진의 일본행은 현실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지난달 초 한화 구단과 포스팅 시스템 참가 여부를 두고 협상을 할 때 제시한 조건이 '빅리그(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한화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류현진의 포스팅을 선언했다. 양측의 협상 과정에서 합의된 조건은 말 그대로 빅리그다. 당연히 일본리그는 빅리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류현진이 빅리그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야구팬들 여론의 지지를 받았고, 한화 구단도 그 명분 때문에 류현진의 도전을 허락한 상황이다.

류현진은 다저스와의 입단협상에 실패하면 규정대로 한화에 복귀해야 한다. 내년부터 당장 한화 선수로 다시 뛰어야 하는 것이 순리다. 이럴 경우 류현진의 거취와 관련한 모든 일이 원점으로 돌아간다.

한화는 류현진이 내년에 한 시즌을 더 뛴 뒤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다시 도전하겠다면 그때가서 재검토에 들어갈지 몰라도 일본 진출을 원할 경우 이를 허락할 가능성은 희박할 수밖에 없다.

빅리그에 도전했던 한국의 간판 투수를 일본으로 하향 지원하도록 승낙하기에는 명분이 약하거니와 차라리 9시즌을 다 채우고 FA(자유계약선수)로 놔주는 게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류현진 스스로가 일본행을 원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다저스 입단에 실패한다면 류현진으로서는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게 된다.

일단 미국행에 실패하고 돌아온 상태에서 일본으로 선회하는 것은 자존심을 두 번 죽이는 꼴이 된다. "류현진의 자존심과 성격상 다저스 입단에 실패했으니 호구지책으로 일본으로 선회하겠다는 요청을 할 리가 없다"는 게 구단과 주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류현진의 일본행은 '어불성설'이라고 미리 못박을 수는 없다. 다저스가 전혀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라스의 엄포대로 일본행의 여지를 남겨둬야 협상 전략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한화 구단이 "노코멘트"를 외칠 수밖에 없는 또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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