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지훈련 '헐크'희망가 뜬다 왜?

기사입력 2013-01-30 06:47


삼성의 새 용병투수 밴덴헐크(오른쪽)가 괌 전지훈련장에서 동료 용병 로드리게스와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헐크잖아요."

괌에서 1차 전지훈련 중인 삼성 선수단에서 항상 주목받는 이가 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28)다. 밴덴헐크를 두고 류중일 감독과 프런트에서는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인다.

밴덴헐크는 삼성이 지난해 14승을 올렸던 탈보트를 포기하는 대신 영입한 네덜란드 출신 좌완투수다.

그만큼 삼성으로서는 밴덴헐크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두산의 특급투수 니퍼트에 버금가는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막연한 기대가 아니다. 벌써부터 싹수가 보이기 때문이다.

일단 밴덴헐크는 전지훈련장을 오갈 때마다 건장한 체격 덕분에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

키 1m96에 몸무게 98kg인 그는 류 감독이 비교대상으로 거명한 니퍼트(2m3)에 꿀리지 않는 높이를 자랑한다.


1m88이었던 탈보트보다 훨씬 커보이는 밴덴헐크는 일단 외형에서부터 50점 먼저 먹고 들어가면서 선수단 사이에서 신뢰도를 높인 것이다.

여기에 평소 자세가 딱 한국 스타일이다. 권오택 홍보팀장은 "사실 외국인 선수가 새로 들어오면 적응이나 제대로 할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면서 "그동안 지켜본 밴덴헐크의 평소 행동은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흔히 외국인 선수는 당연히 기량이 좋다는 판단 아래 데려오기 때문에 당장 개인기량으로 성공여부를 판가름하기 힘들다. 게다가 그 기량이라는 것도 팀이 처한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팀에 어떻게 빨리 적응하고, 한국적 선수 분위기에 녹아들어가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밴덴헐크는 몇 년간 삼성에 몸담아 온 선수처럼 넉살과 친화력 하나 만큼은 최고라고 한다.

이번 괌 전지훈련이 삼성 선수들과 처음으로 단체생활을 하는 자리인데도 먼저 말을 걸고 농담을 주고받는 등 항상 웃음을 달고 지낸다.

웃는 낯에 침뱉지 못한다고. 동료 선수들은 얼굴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지적 호기심도 강하다. 5개 국어(네덜란드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선수단 합류에 대비해 한국어 공부를 미리 해뒀다고 한다.

준비한 시간이 짧아 능통하지 못하지만 코칭스태프나 프런트 임직원들을 볼 때면 어떻게든 한국식 인사와 감사표시를 연습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보기 좋다.

한국음식, 선-후배간 예의범절, 삼성의 훈련 스타일 등에 궁금한 게 있으면 상대가 누구든 붙잡고 '호기심 천국'을 연출하기 일쑤란다.

성격만 좋고, 훈련 게을리 하면 예뻐 보일 리가 없다. 하지만 전지훈련을 시작하자마자 개인훈련으로 충분히 준비했으니 당장이라도 불펜 피칭을 할 수 있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결국 코칭스태프가 정해진 훈련 프로그램 순서에 따라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려 줄테니 기다려달라고 만류할 정도였다.

그런가 하면 프런트에서는 또다른 이유로 밴덴헐크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홍보-마케팅 전략상 요긴하게 활용할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헐크'가 들어간 독특한 이름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시즌이 시작되면 SK와 만났을 때 밴덴헐크를 선발로 내세우면 '헐크'와 원조 '헐크(이만수 SK 감독)'의 대결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밴덴헐크의 외국어 본명은 'Henricus Nicolas VandenHurk'다. 그의 이름속 'Hurk'는 영화 주인공 '헐크(Hulk)'와도 외래어 발음 표기법에서 조금 다르다.

그런데도 선수 등록명을 '(밴덴)헐크'로 한 것은 진짜 헐크같은 괴력과 인지도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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