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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 처음 진출한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다. 그만큼 류현진은 당당하다. 이제 그가 첫 시험대에 오른다.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선발투수와 두번째 투수로 등판했던 잭 그레인키와 류현진이 이 두 경기에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아직 누가 어느 팀을 상대할 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선발로 3이닝 정도를 소화할 예정이다.
한 주의 시작인 화요일에 등판했을 경우에만 4일 휴식 후 5일 째 등판하는 국내프로야구와 달리, 메이저리그는 4일 휴식 후 5일 째 등판이 일반화돼 있다.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 역시 스프링캠프 첫 날, "여기선 5일마다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류현진에게 빠른 적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와는 분명히 다른 야구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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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첫 등판 때는 선발 그레인키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8번타자부터 총 4명의 타자를 상대했다. 모두 40인 로스터에 드는 선수들이지만, 9번타자로 나선 고든 베컴을 제외하면 안정적인 풀타임 빅리거라고 보긴 힘든 상대였다.
2일 상대팀의 상황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풀타임 선발로서 적응을 위한 첫 무대로 볼 수 있다. 현재 류현진이 소화할 이닝은 3이닝. 타순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수치다. 1번타자부터 9번타자까지, 경기 운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처음 느낄 수 있는 기회다.
류현진은 앞으로 등판 이닝을 늘려가면서 몸상태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식 몸만들기다.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하는 다음 일정까지 순조롭게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등판 사이 불펜피칭 No! 슬라이더는 나중에, '몬스터'만의 방식 OK
다저스가 보유한 선발투수 8명 중 모습을 드러낸 건 1선발 클레이튼 커쇼, 그레인키, 류현진, 채드 빌링슬리, 크리스 카푸아노까지 총 5명이다. 조시 베켓은 27일, 애런 하랑은 28일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1일에는 첫 경기에 등판했던 커쇼가 다시 등장할 전망.
26일 시카고 컵스전에선 빌링슬리와 카푸아노가 선발과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나란히 부진했다. 빌링슬리는 2이닝 1홈런 2실점, 카푸아노는 2이닝 2홈런 4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류현진은 다른 투수들의 등판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그저 본인이 할 것만 해나가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의 '마이 웨이(my way)'는 캠프 초반부터 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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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코칭스태프는 이런 류현진의 패턴에 놀라면서도 그만의 방식을 존중하겠단 입장을 보였다. 그동안 해오던대로 하는 게 가장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길이란 판단에서다.
캠프 시작부터 자신의 패턴을 주지시킨 류현진은 불펜피칭에서 슬라이더도 전혀 구사하지 않고 있다. 류현진은 국내에서 뛸 때에도 슬라이더를 캠프 막판에서야 테스트했다. 슬라이더는 팔꿈치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류현진은 이번에도 실전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앞둔 시점에서 슬라이더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몸상태가 충분히 만들어진 뒤 슬라이더를 꺼내 들겠다는 생각. 이 역시 그만의 독특한 방식이다.
그런 그도 딱 한 가지 바꾸고 있는 게 있다. 바로 '서드 피치(Third Pitch)'로 연마중인 커브다. 실밥이 보다 깊숙이 자리잡고, 도드라지지 않은 메이저리그 공인구 특성상 류현진은 불펜피칭 내내 커브 구사에 애를 먹었다. 손을 비트는 동시에 손가락으로 실밥을 채는 커브의 특성 때문이다.
류현진은 현재 다저스의 살아있는 전설, 샌디 쿠팩스의 조언에 따라 커브 그립에 미세한 변화를 주고 있다. 첫 시범경기 때 3루타를 허용한 공은 딱 하나 던진 그 커브. 아직 손에 익지 않아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떨릴 수 있는 첫 등판이지만 그는 천연덕스럽게 불완전한 공을 테스트했다. 과연 두번째 시범경기, 첫 선발등판에선 어떤 커브를 보여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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