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강정호-노경은' 첫 WBC 출전, 가장 컸을 아쉬움

기사입력 2013-03-06 10:59


5일 오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털 구장에서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R 대만과 한국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2사 1루서 강정호가 좌월 2점 홈런을 치고 홈에서 이대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타이중(대만)=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3.03.05.

2승을 거두고도 탈락했다.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였다. 특히 두 사람, 2012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신데렐라로 떠올라 큰 기대를 모았던 강정호(넥센)와 노경은(두산). WBC 대표로 처음 태극마크를 달자마자 공-수에서 팀의 주축으로 떠오른 두 사람에게는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회로 기억에 남게 됐다.

중압감 이겨내지 못한 메이저리그급 유격수.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각 팀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는 선수만 3명을 선발했다. 강정호, 손시헌(두산), 김상수(삼성)였다. 하지만 주전은 확실하게 정해져 있었다. 강정호였다. 지난 시즌 프로무대에서 타율 3할1푼4리 25홈런 82타점 21도루를 기록하며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로 확실히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손시헌, 김상수에 비해 수비력은 조금 부족했지만 일찌감치 주전으로 선택된 이유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공-수 모두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기대를 모았던 방망이는 3경기 내내 신통치 않았다.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2타수 무안타, 2차전 호주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대만전 역시 첫 두 타석에서 살아나가지 못했다. 단순히 안타를 치지 못했다면 괜찮았다. 타석에서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조급함도 엿보였다. 대만전 4회로 돌아가보자. 0-2로 끌려가던 4회말 공격. 1사 후 김현수와 전준우가 연속안타로 출루하며 추격의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강정호가 들어섰다. 마운드에는 대만의 두 번째 투수 왕징밍. 위력적인 구위의 투수가 아니었다. 차분히 공을 보고 원하는 공을 노려친다면 좋은 타구가 기대됐다. 하지만 왕징밍이 던진 초구, 낮은 변화구에 강정호의 방망이가 맥없이 나왔고 결과는 투수 앞 땅볼이었다. 해설을 하던 박찬호는 "노림수를 가지고 들어왔어야 하는데 눈에 보이는 공에 방망이가 나갔다"며 아쉬워했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 네덜란드전 1회 첫 타구를 처리할 때 평범한 땅볼을 잡은 후 1루에 원바운드 송구를 하고 말았다. 지나치게 긴장한 탓이었다. 롯데에서 뛴 사도스키는 네덜란드 뮬렌 감독에게 '메이저리그 진출도 가능한 대형 선수다. 하지만 평범한 타구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유격수 쪽으로 타구를 집중시키는 것도 좋은 작전'이라고 정보를 주기도 했다.

강정호의 부진이 더욱 아쉬웠던건 대만전 터진 홈런포 때문이었다. 6회 내야안타를 터뜨리며 무안타에 대한 부담을 털어낸 강정호는 8회 3-2로 경기를 역전시키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2라운드 진출에 대한 꿈이 가물가물해져가는 시점. 부담이 덜해졌는지 방망이가 시원하게 돌아갔다. 이전 경기에서도 충분히 홈런포를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있던 강정호임을 확인하는 순간이라 아쉬움이 두 배였다. 본인도 역전홈런을 때렸지만 그라운드를 도는 내내 웃지 못했다.


2일 오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R 네델란드와 한국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노경은 타이중(대만)=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3.03.02.
'제2의 국민노예' 기대했지만 맞지 않는 옷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마운드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모은 선수는 노경은이었다. 지난 시즌 혜성처럼 나타나 12승을 올리며 단숨에 두산의 에이스로 떠오른 늦깍이 스타. 여기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투수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특히, 투구수 제한이 있는 이번 대회에 맞춤형 투수로 떠올랐다. 선발에 이은 두 번째 투수가 선발과 같은 역할을 하는 '1+1' 투수 기용이 필요했던 가운데 선발, 불펜으로 모두 경험이 풍부한 노경은은 두 번째 투수로 적격이었다. 지난 2회 대회에서 전천후로 마운드에 올라 새롭게 '국민노예'로 떠올랐던 정현욱(LG)의 전철을 밟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5회 윤석민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은 1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1실점을 하고 말았다. 윤석민 승계주자를 포함해 2점을 더 허용했다. 구위는 괜찮았지만 국내 무대에서처럼 자신있게 가운데로 공을 뿌리지 못했다. 믿었던 노경은이 허무하게 무너지자 승기는 사실상 네덜란드쪽으로 넘어갔다.


대만전도 비슷했다. 0-1로 뒤지던 4회 2사 2루의 위기. 선발 장원준에 이은 두 번째 선택은 노경은이었다. 하지만 양다이강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해 0-2가 되고 말았다. 6점차 승리를 거둬야 하는 한국 대표팀에게 이 1점은 10점과도 같은 중압감을 안겨주는 점수였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참가했던 강정호와 달리 노경은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자체가 처음이었다. 때문에 국제대회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중간투수로의 옷도 맞지 않았다. 노경은은 지난 시즌 두산에서 불펜으로 출발했지만 6월부터 완전히 선발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케이스. 불펜으로는 위기 상황 등판에 심적 부담을 느끼던 노경은이 선발로 연착률 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불펜으로 나설 때보다 훨씬 편안하게 공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노경은은 네덜란드전, 대만전 모두 경기 최고 위기의 순간에 등판을 했고, 결국은 그 심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말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