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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조선 창간 23주년을 맞아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 김성한 수석코치, 이종범 주루코치가 모처럼 모여 한화 야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이들이 다시 모이는데 16년이 걸렸다. 아니, 서로 같은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김응용 김성한 이종범. '타이거즈 전설 3인방'이 독수리 둥지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호랑이의 야수성을 간직한 채 각자의 길을 걷다 지난해말 한화에서 의기투합했다. 지금은 그 야수성을 독수리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들이다. 김성한 코치는 독특한 '오리궁둥이' 타법으로 1980년대 프로야구 1세대를 이끌었던 강타자였다. '야구천재' 이종범 코치는 1990년대 공수주에서 프로야구에 혁명을 몰고 왔다. 이들을 조련해 타이거즈 왕조를 건설한 인물이 '코끼리' 김응용 감독이다. 이종범이 93년 입단해 97년 말 일본에 진출하기 전까지 셋은 5년간 함께했다. 이후 16년의 시간이 흘렀다. 세월은 마술처럼 전설들을 다시 불러모았다. 김응용 감독, 김성한 수석코치, 이종범 주루코치. 한화에서 모두 지도자가 됐다. 스포츠조선 창간 23주년을 맞아 지난 16일 한화의 인천 숙소에서 이들을 만났다. 타이거즈 시절의 영광과 한국 야구의 나아갈 길, 그리고 한화의 현재와 미래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타이거즈 시절은 과거일 뿐, 이들은 하나같이 새로운 도전을 강조했다.
기자=참으로 오랜만에 한 팀에 모인 것 같습니다. 먼저 서로 소감을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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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김 코치=감독님은 그다지 변하신게 없으신 것 같아요. 야구 스타일도 그렇고. 우리가 뒷받침을 잘해서 감독님이 추구하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드리는 것이 우리 사명이겠죠. 우리도 노력하는데 부족한 점이 너무나 많아요. 시즌이 얼마 안 남았지만, '뭔가 다르구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감독님 모시고 야구했던 사람들이 다시 모여서, 자존심 그런 것도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죠.
이 코치=감독님께서 과찬을 하신 것 같고요. 오히려 감독님 밑에서 하는게 훨씬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애들한테는 눈높이를 많이 맞춰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못따라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바꿔야 하고, 바뀌어야 합니다. 너무 어렵고 약하다는 것은 핑계겠지요. 부족한 점을 채우는 것이 우리의 몫이고, 되는 날까지 잘 가르치고 싶습니다.
김 감독=(껄껄 웃으며)예전엔 안 그랬는데, 이 코치 말 아주 잘하네?
기자=옛날 기억도 많이 날 것 같습니다.
김 코치=감독님한테 선수때 혼난 기억은 없어요. 지금도 그러시죠. 코치들한테 왜 선수 관리 잘 못하느냐 하시면서 말씀을 하시지, 선수들한테는 직접적으로 얘기는 안하십니다. 그 분야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코치를 질타 하시는거죠. 코치된 입장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지적을 받으면 시정하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이 코치=감독님에 대해 선수들이 아직은 잘 모를 겁니다. 플레이 선수들 입장에서는 잘하는 대로 하면 잘 밀어주시지만, 못하면 왜 못하는지에 대해 감독님의 느낌, 뜻을 좀 받았으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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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김성한 코치.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김 감독=(구단이)적극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스카우트나 트레이드, FA 잡는거, 그런 것에 지면 야구는 지는 거니까. 하나를 손실 보면 두 개를 플러스 시켜려는 노력이 필요하단 말이지. 자꾸 빠져나가는데 기존 선수 가지고 그러면 침체의 늪에 빠지거든.
김 코치=감독님이 표현은 그리 하셨지만, 어차피 우리는 사명감은 있어요. 이 팀을 뭔가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아마도 프런트들도 그런 것을 바라기 때문에 감독님을 모신 것이고. 앞으로 주어진 기간 안에 선수들에 대한 시스템과 분위기를 바꿔놓을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당장 눈앞 성적보다는 한화 이글스의 앞으로 모습을 생각해야 합니다. 과거 감독들은 성적에 연연하다 보니 근시안적 운영을 했던게 사실이에요. 그 때문에 더 깊은 수렁에 빠지기도 했지요. 프런트도 협동해서 전력을 높여야 하죠.
김 감독=(냉소적이 어투로)지금 여기 재목감이 별로 없어. 임기영이 하나 있고, 캐처는 (한)승택이 정도. 그 정도지 뭐 있나. 워낙 포수가 약하니까 한승택이고, 투수가 약하니까 임기영이지. 딴 팀은 145㎞ 수두룩한데 우리는 하나도 없잖아. 코치들이 밤새 고생하고 맨날 두드렸지. 뭐 있겠나. 낼모레 시즌 개막돼야 알겠지. 미치겠어. 결과는 하느님만 알고 있는 거니까.
기자=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뭐가 잘못된 걸까요.
김 감독=(의아한 표정을 지으며)그 정도면 잘 한거 아닌가. 2승1패인데. 야구에서 득실점 따지는건 잘못된 거잖아. 규칙이 잘못돼서 탈락한 것이지.
김 코치=네 맞습니다. 일단 우리가 대만을 이겼고 말이죠. 야구라는게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닌게 네덜란드에게 한 방 먹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야구가 의외성이 있는거죠. 전체적으로 결과가 그렇게 나와서 그렇지. 우리 프로야구와 관련해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그게 전부 변명이 될 수는 없죠. 불의의 습격을 당하지 않게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이 코치=좀더 미래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1,2회때 성적이 좋았지만, 그때 선수들은 다 빠져 나갔고, 지금 고등학교 어린선수들을 잘 준비시켜야 합니다. KBO와 협회 차원에서 네덜란드 그런 팀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갖고 전력을 분석해서 준비도 해야 합니다. 선수들도 협조적으로 국가를 위해서 열심히 뛸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데, 준비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 감독=우리 실력이 뭐 그 정도지 않나 싶네. 연습도 제일 먼저 시작하고 그랬으니 그 정도의 성적을 냈지.
김 코치=전임감독제 얘기가 오랜전부터 나왔는데요. 추세를 보면 각팀 감독들이 사실 꺼리고 있잖아요. 2회 때도 그랬고. 그때부터 대책을 세웠어야 했죠. 전임감독이 석달 정도 맡으면 준비하는데 어렵지 않을 겁니다. 3월초 대회가 있으니까. 선수들도 소속팀에서 동계훈련을 할 것이고, 그게 끝나고 나면 모여서 팀 추스르고 하면 기존 감독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요. 다른 (현역)감독들이 이제 하려고 하겠습니까. 그런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KBO 이사님들의 몫이 아닐까요.
김 감독=(전임감독제를 하면)현역 코치들은 참가해도 되나. 그렇게 한다면 코치들도 전임으로 가야하지 않겠어?
김 코치=네. 현역에도 경험있는 코치들이 있지만, 사실 밖에도 할 사람들은 많아요.
이 코치=일본은 감독도 그렇고 (대표팀에)현역 코치들은 없어요. 화려하게 선수생활 했던 사람들이 대표팀에 모여서 하는 것이죠.
김 감독=감독이 모든 권한을 가지고 코치고, 선수고 다 뽑아야 해. 미국은 올림픽도 감독에게 전부를 맡기잖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는게 좋지 않겠어?
기자=타이거즈 시절 언제가 가장 기억에 남나요.
김 감독=(한참 생각을 한 뒤)1980년대 첫 번째로 우승할 때가 가장 좋았지. 1983년인가 그랬을거야. 뭐든지 처음이 좋은거 아닌가.
김 코치=(회상에 잠기듯)그때 한번 눈물을 흘렸지 않았나 싶어요. 직접 눈물은 나지 않았지만, 가슴이 벅차올라 눈시울이 뜨거워진 기억이 있네요. 당시 제가 3루를 봤는데 수비하다 타구에 맞아 이가 흔들렸어요. 아픈 줄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때 MVP가 김봉연 선배였고, 투수중에서는 이상윤이 잘 했지요.
김 감독=즐거운데 눈물은 왜 흘려.(껄껄 웃으면서)한화 유니폼 입고 왜 해태 이야기를 하나.
이 코치=선수 유니폼 입고 첫 해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1993년 신인때니까, 어떨떨하게 경험도 없던 그 시절 앞만 보고 열심히 뛰었는데... 그 때가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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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이종범 코치.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김 감독=바티스타는 내가 오니깐 재계약을 해놨더라고. 나머지는 용병 4명을 봤는데, 그중 하나(이브랜드)를 결정했지. 아직은 좀더 두고봐야겠어.
김 코치=용병 자체는 봐야지. 지금은 몰라요. 용병 둘 다 뛰어난 활약을 요구하기 보다는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주기만 한다면 만족합니다.
이 코치=현진이가 있었을 때도 꼴찌를 했어요. 현진이가 나간 경기서도 져버리는 경우가 있었고요. 용병 둘이 잘 해주면 좋겠지요. 야수쪽에서는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실책을 더 줄여야 합니다. 수비가 되면 1점 싸움에선 어느 정도 승산이 있죠. 감독님께서도 수비를 많이 말씀하시니까.
김 코치=(웃으면서)이종범 같은 외야수 하나 있었으면 좋겠구만.
김 감독=(농담조로)송진우 복귀시켰으면 좋겠어. 이대진도 그렇고. 그런데 이대진은 LG에서 임의탈퇴로 풀어줘야 되잖아.
이 코치=(기자를 보며)감독님이 그런 마음이십니다.
김 감독=욕심이라면 우리 5할이면 만족해요. 이번 시즌 해야 되는데 초반에 너무 쳐지면 안되는 것이고.
김 코치=정말로 감독님이 맡은 팀중 전력 가장 약한게 사실입니다. 우리 코치들이 그런 부분을 메워줘야 합니다. 그런 뜻을 선수단에 전달해 전체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향상될 겁니다. 우리가 5할을 한다면 전체 판도에도 큰 영향이 있겠죠. 그러면 감독님도 충분히 지도력을 인정받는 것이고.
이 코치=현재 팀은 사실 나조차도 부담스럽습니다.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나는 코치지만, 선수들이 마음적으로 이끌어야 하는데. 선수들한테는 이렇게 얘기해요. 플레이는 너희들이 9회말 스리아웃까지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두려움 없이 해야 한다고. 작년처럼 하지 말고, 실패를 해도 두려워하지 말고 결과를 예측하지 말고 해야 한다고. 어느 명감독, 메이저리그 감독이 와도 선수들이 하기 나름입니다. 선수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지만 감독님도 빛이 나는 것이죠. 멘탈쪽으로 그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 감독=역시 많이 늘었네 말이, 종범이가.
이 코치=(김 감독의 말에 잠시 미소를 지은 뒤)우리 선수들이 야구를 너무 순하게 하는게 그러지 말라고 하기도 해요. 상대에게 '저 선수는 주루나 모든 플레이가 적극적이고 무섭다'라는 인식을 시켜야 돼요. 그런 점이 아직은 부족하죠. 감독님이 사인 주시면 언제든 한 베이스 더 갈 수 있는 주루를 중점적으로 강조합니다. 작년에 1점차서 많이 졌는데, 홈런은 날마다 나오지 않기 때문에 득점권서 되도록 홈을 파고드는 베이스러닝이 돼야 하는 것이죠.
김 감독=이종범이가 선수들한테 도움이 많이 되지. 주루도 열심히 하고. 참 선수들 순한 것 같아. 좀 못되게 해야 하는데. 거칠고, 그런 부분이 없어. (잠시후 목소리를 높여)지금(시범경기) 잘 하면 안된다며? 져야 공부가 되지, 이기면 공부가 안돼.(활짝 웃음)
기자=끝으로 스포츠조선 창간 기념일을 맞아 덕담 한 마디 해주십시오.
김 감독=벌써 23년이 됐어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무한발전을 기원합니다.
김 코치=정말로 모든 여건이 허락된다면 늘 프로야구 기사가 1면을 장식했으면 좋겠어요.
이 코치=요즘 야구 인기가 많아졌잖아요. 기자들이 명확한 기사를 썼으면 합니다. 모든 플레이를 명백히 보고 판단해서 확실히 기사로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창간 23주년 축하합니다 진심으로.
정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