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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가면 그게 안돼요."
3회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홍성흔 타석 때 백스톱 쪽으로 크게 튄 와일드피치를 포수 이지영이 시야에서 잠시 놓친 틈을 타 3루를 노리다 급하게 브레이크를 걸고 2루로 귀루했다. 멈추는 과정에 오른 발목에 크게 무리가 갈 수 밖에 없었다. 5회에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홍성흔의 우전 안타 때 3루로 전력질주해 살았다. 조원우 3루 코치가 큰 동작으로 스톱 사인을 냈음에도 냅다 뛰었다. "살 것 같아 뛰었는데 만약 죽었으면 전 진짜 죽었죠. 그래도 살았잖아요"라며 짐짓 농담도 던진다. 못 말리는 질주 본능.
하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다. 엄밀히 말해 그래서는 안될 몸이다. 발목이 아프다. 단순 통증이 아니다. 오른쪽 발목에 뼛조각이 돌아다닌다. 사실 쉬어야 하지만, 팀 사정상 뛰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수술을 받기로 했다. "때론 쿡쿡 치르는 느낌"이라 털어놓을 정도로 통증은 간단치 않다. 시즌 중이라 칼을 못대는 상황일 뿐. 올 시즌 내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게 뛰고 아픈 발목이 괜찮느냐'고 했더니 "쓰러지는거죠"란다. 두산 입장에서는 등 골 오싹한 농담이다. 김현수가 쓰러지면 두산도 쓰러진다. 농담을 하지만 김현수 본인이 제일 답답하다. 그라운드에서 늘 100% 이상을 뛰어야 직성이 풀리는 열혈남아. 발목 통증 때문에 좀 적당히 뛰려고 해도 본능적으로 그게 잘 안된다.
하지만 성실도 과하면 병이다. 적어도 탈은 일으킬 수 있다. 실제 문제가 됐다. 15일 삼성전,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1회 첫 타석에서 깨끗한 좌전 안타를 날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하지만 3회 수비 때 정수빈과 교체됐다. 발목 통증이 악화된 탓. 전날 허슬플레이 여파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최근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시점에 찾아온 불청객. 두산은 일단 "선수 보호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5월의 마운드 위기를 타선의 힘으로 극복해야 하는 두산. 타선의 중심 김현수의 발목 통증 악화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악재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