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 캠프를 무사히 마치고 22일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 캠프로 넘어간다. 이제 실전으로 시즌 개막을 준비한다.
김원형 신임 감독은 시드니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선수들이 알아서 너무 몸을 잘 만들어와 열심히 훈련에 임했기 때문. 특히 투수들의 페이스가 매우 좋았다. 김 감독은 당초 미야자키로 넘어갈 때 2명의 투수를 제외하려 했지만, 그걸 추리기도 힘들어 이주엽 1명만 2군으로 보냈다.
투수 전문가 김 감독은 시드니 캠프에 신인 최주형을 데려갔다.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 유망주기도 하지만, 팀 내 좌완 불펜이 마땅치 않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병헌이 있는데, 지난 시즌 부상 여파로 좋지 않았다. 그 외에 마땅한 투수가 없었다.
하지만 좌완 필승조 경쟁에 지각 변동 조짐이 일어났다. 두산은 시드니 캠프 마지막 두 차례 청백전을 치렀다. 각 경기마다 우수 선수 3~4명을 뽑았는데, 두 경기 연속 MVP에 뽑힌 선수는 이 선수가 유일했다. 이견도 없었다. 김 감독과 코치들 전원 만장일치 수준이었다.
그 주인공은 누굴까. 좌완 이교훈이다. 두 경기 연속 출전해 각각 1이닝씩 완벽한 피칭을 했다. 지켜보는 동료들 사이에서 "와" 탄성이 나올 정도의 압도적 구위와 제구였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이교훈은 2019년 입단 후 무명으로 지내다 2024 시즌 33경기를 던지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10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김 감독은 부임 후 그의 가능성을 살폈다. 그리고 지난해 말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훈련 때부터 '개조'에 들어갔다. 그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뭐가 변신의 포인트였을까.
김 감독은 "마무리 캠프에서 팔을 낮춰보라고 했다. 애매한 궤적으로 애매한 공을 던질 바에는, 아예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게 팔 위치를 바꿔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게 주효했다. 팔을 낮추고, 한결 편한 자세로 던지니 구속도 늘고 공도 훨씬 지저분해졌다. 선수도 던지면 던질수록 자신감을 찾았고, 라이브 피칭에 이어 청백전까지 성과가 나오자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두산은 올시즌 양과 질을 모두 앞세운 불펜을 자랑한다. 마무리 김택연을 필두로 아시아쿼터 타무라가 필승조 한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박치국, 최지강이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고 지난해 잘해준 박신지와 신인 서준오 등도 다크호스다. 선발 경쟁 결과를 봐야하겠지만 최원준, 양재훈 등 구위 좋은 투수들도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우완 일색이다. 이병헌에 이교훈이 들어가줘야 구색이 갖춰진다. 이교훈이 맹활약하니, 이병헌까지 긴장을 하는지 마지막 청백전에서 훌륭한 피칭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