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밀라노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가 열렸다. 힘차게 질주하는 박지우.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22/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밀라노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가 열렸다. 힘차게 질주하는 박지우.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22/
[밀라노(이탈리아)=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한국 여자 빙속 맏언니' 박지우(28·강원도청)가 자신의 3번째 올림픽에서 또다시 메달을 놓쳤다.
박지우는 21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결선에서 전체 16명 중 14위를 기록했다.
2018년 평창 대회 첫 도입된 매스스타트는 3명 이상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레인 구분 없이 16바퀴(6400m)를 돈다. 4,8,12바퀴를 돌 때 1∼3위에게 각각 3, 2, 1점, 마지막 스프린트, 결승선 통과 순위에 따라 1~6위 60, 40, 20, 10, 6, 3점이 부여돼 이 점수 합산으로 최종순위가 결정된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은 24년 만의 노메달 위기에 놓였다. 한국 빙속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 남자 500m 김윤만(현 진천선수촌 훈련지원본부장) 이후 2006년 토리노 대회 이강석의 동메달부터 2022년 베이징 대회까지 5대회 연속 메달 위업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번 대회 여자 500·1000m 이나현(10위·9위) 김민선(14위·18위) 남자 500m 김준호(12위), 500-1000m 구경민(15위·10위)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유일한 희망이 이날 남녀 매스스타트 정재원과 박지우에게 쏠렸다. 직전 남자 500m 결선에서 3연속 메달에 도전한 정재원(강원도청)이 전체 5위로 아깝게 포디움을 놓친 직후 대한민국 빙속 마지막 레이스에 나섰다.
박지우는 초반 '이탈리아 우승후보' 프란체스카 롤로브리지다 뒤에서 후미에 머물며 진나인 로스터(오스트리아), 흐루엔바우트(네덜란드), 그레타 마이어스(미국)가 1~3점을 가져갔다. 8바퀴째 스위스 카틸린 맥그리거가 3점을 가져갔다. 박지우는 8위권 롤로브리지다 바로 뒤에 바싹 붙어 11위를 달렸다. 선수들의 치열한 몸싸움이 시작됐다. 1바퀴를 남기고 네덜란드 흐루네바우트가 치고 나갔다. 캐나다 이바니 브롱댕, 미국 미아 망가넬로가 1-2-3위에 올랐다. 박지우는 7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중간점수를 적립하지 못한 탓에 14위로 순위가 떨어지며 아쉬운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밀라노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가 열렸다. 결승 진출한 박지우.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22/
박지우는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개막식에서 차준환과 함께 여자 기수로 나섰다. 첫 올림픽, 18세 막내로 나선 2018년 평창 대회에선 팀추월 종목에서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이며 마음고생을 했다. 5세 때 의정부 빙상장에서 스케이트화를 신은 이후 가장 힘든 시간으로 떠올리는, 아픈 시절이다. 그러나 2022년 베이징 대회에 또다시 도전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매스스타트에서 준결선 중 넘어져 결선 진출이 무산되며 포디움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세 번째 올림픽은 더욱 절실했다. 시즌 시작부터 우여곡절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국제빙상연맹(ISU) 1차 월드컵에서 바퀴수를 착각한 심판의 오심으로 1위를 하고도 10위에 랭크되는 황당한 해프닝. 도둑맞은 메달에도 그녀는 미소를 잃지 않았고, 지난해 12월 3차 월드컵에서 보란 듯이 생애 첫 매스스타트 포디움(동메달)에 오르며 기세를 한껏 끌어올렸다. 밀라노행을 앞두고 절친 김민선과 오륜 목걸이를 함께 맞춘 후 "이번이 저 스스로에겐 진정한 첫 올림픽이다.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1월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팀 코리아 미디어데이, 박지우는 당당했다. 대한체육회가 금메달 3개를 목표 삼았다는 전언에 '쇼트트랙 외 금메달이 어디서 나올까'라는 질문이 이어졌고 박지우가 가장 먼저 마이크를 집어들었다. "베이징 때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스피드, 매스스타트 강국임을 보여줄 수 있도록 꼭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며 패기만만한 각오를 전했다. 지난 두 번의 올림픽보다 확실히 진일보한 노련한 레이스를 선보였다. 준결선에서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3위에 오르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첫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메달을 노리고 후반 체력을 비축하고 마지막 한방을 노렸다. 그러나 포디움까지 마지막 스퍼트에서 한끗이 부족했다. 잘해서, 더 아쉬운 세 번째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밀라노(이탈리아)=이현석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