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야" '엄마의 손편지' 품고 달린 최민정의 '라스트 댄스'→"후회는 없다"

최종수정 2026-02-21 20:33

"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야" '엄마의 손편지' 품고 달린 최민정…
사진캡처=IOC SNS

"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야" '엄마의 손편지' 품고 달린 최민정…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밀라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전. 시상식에서 은메달 수여 받은 최민정.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21/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다."

올림픽 도전을 마무리한 '여제' 최민정(성남시청)을 버티게 한 힘은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최민정은 21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의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m 결선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의 주인공은 '람보르길리' 김길리였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 1500m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선수였다. 최민정은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대회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도 금메달을 목에 걸면 '전설' 전이경(4개)이 갖고 있는 한국 쇼트트랙 최다 금메달 단독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차기 에이스' 김길리와의 선의의 경쟁 끝에 3연패 도전 대신 빛나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경기 후 "후회없는 경기하자고 했는데, 너무 기쁘다"며 "여러 감정이 교차해서 그랬다.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눈물이 많이 난다"고 했다. 8년의 시간. 3번의 올림픽을 거치며 빙판 위를 흔들었던 최민정은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내뱉으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는 "마지막인 것 같다. 이번 시즌 준비하면서 아픈 곳도 많았고, 여러가지로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다. 경기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경기 끝나고 나서는 '이제 마지막이다'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고 했다.


"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야" '엄마의 손편지' 품고 달린 최민정…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밀라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전. 태극기 들고 세리머니 펼치는 은메달 최민정.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21/
최민정은 남녀 통합 주장으로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고의 충돌 의혹 이후 관계가 소원해진 심석희와 다시 손을 맞잡았고, 두 선수는 밀라노에서 8년 만의 여자 3000m 계주 정상 탈환을 이끌었다. 심석희가 밀어주고 최민정이 달리는 장면은 한국 여자 계주의 특급 무기였다. 개인전에서도 늘 밝은 모습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던 최민정은 마지막까지 태극마크가 우선이었다. 그는 무리하게 치고나가기 보다는 후배가 추월하는 과정에서 살짝 비켜주는 배려를 발휘했다. 2위로 통과한 후에는 누구보다 김길리를 축하해줬다.

이번 대회를 맞아 3000m 계주 금메달과 1,500m 은메달을 추가한 최민정은 세 차례 올림픽에서 통산 7개(금 4·은 3)를 목에 걸며 한국 선수 동·하계 올림픽 최다 메달 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는 명실상부 한국 스포츠의 GOAT 반열에 올랐다. 최민정은 올림픽 은퇴와 더불어 현역 은퇴까지도 고민하겠다는 뉘앙스를 남기면서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세 차례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쇼트트랙의 위대함을 증명한 최민정을 지원해준 것은 그의 어머니였다. 최민정은 1500m 결승에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인터뷰에서 밀라노로 출국하기 전 어머니에게 받은 '손편지' 내용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최민정은 "출국 전에 어머님이 손편지를 써서 비행기에서 읽어보라고 주셨다. 감동적이어서 비행기에서 읽고 많이 울었다"라며 "이미 금메달이라고, 네가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멋지다고 말씀해주셨다"고 했다.


"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야" '엄마의 손편지' 품고 달린 최민정…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밀라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전. 금메달 김길리, 은메달 최민정. 결승선 통과 후 김길리 축하해주는 최민정.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21/

"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야" '엄마의 손편지' 품고 달린 최민정…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밀라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전. 밀라노올림픽 마지막 경기를 은메달로 마친 최민정.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21/
영상을 통해 공개된 어머니의 편지는 감동적이었다. '벌써 네가 올림픽에 세 번째로 출전한다는 게 엄마는 아직도 믿기지 않아. 6살 때 스케이트를 처음 신던 그 작은 아이가 이렇게 큰 무대에 서다니 그 자체로 엄마는 이미 기적 같아.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엄마는 마음이 울컥해진다"라며 "남들 눈에는 국가대표, 올림픽 선수이지만 엄마 눈에는 그냥 아프면 아프다고 말 못 하고 힘들어도 참고 웃던 내 딸이야'라며 '결과와 상관없이 무사히, 다치지 말고, 웃으면서 돌아와. 그것만으로 엄마는 충분해. 사랑한다. 정말 많이. 그리고 존경한다. 우리 딸. 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다'고 했다.


"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야" '엄마의 손편지' 품고 달린 최민정…

"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야" '엄마의 손편지' 품고 달린 최민정…
사진캡처=IOC SNS

최민정은 올림픽에 데뷔했던 2018년 평창 대회에서도 어머니의 손편지를 받고 힘을 냈다. 당시에도 어머니는 최민정에게 편지를 보내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너를 항상 믿고 있으니까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즐겼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최민정은 2관왕으로 보답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