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의 롯데 박종윤이 쉽게 터지지 않는 이유

기사입력 2013-06-19 10:01


퍄죽의 5연승을 달리고 있는 LG와 스윕 위기에 몰린 롯데가 9일 잠실 야구장에서 다시 만났다. 0대1로 뒤지던 4회초 무사 만루 찬스에서 박종윤이 우월 싹쓸이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06.09/

박흥식 롯데 자이언츠 타격 코치가 지난 3월말 이번 시즌 가장 주목할 선수로 좌타자 박종윤(31)을 꼽았다. 그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대호(일본 오릭스)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박종윤은 대타 또는 대수비를 주로 했다. 그러다 2010년부터 출전 기회를 많이 잡기 시작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121경기에 출전, 9홈런, 47타점을 기록했다.

박종윤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낮은 공을 기가막히게 퍼올려 장타를 만드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일명 '골프 스윙'의 달인이다. 반면 높은 공에 약점이 있다.

박종윤은 지난 겨울 훈련 기간 동안 타격 폼에 변화를 줬다. 타석에서 방망이를 들 때 위치를 최대한 포수쪽으로 끌어당겼다. 최대한 몸에 붙여서 포수 글러브에서 들어가는 공을 꺼집어내는 느낌으로 타격을 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 그는 바뀐 폼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상체와 하체가 따로 놀았다.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기 위해 대개의 경우 하체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고 말한다. 하체가 무너지지 않는 가운데 빠르게 턴을 하는게 기본이다. 그런데 박종윤은 바뀐 타격폼에 정신이 팔려 상체가 먼저 움직였다. 박종윤은 "상체를 이용하면 몸이 숙여지면서 공을 따라다니게 된다. 그러다보니 도망가는 변화구에 자꾸 끌려다니면서 헛스윙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종윤은 1m88의 큰 키에 체중이 100㎏에 육박한다. 신체조건만 놓고 보면 누구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우월하다. 하지만 아직 덩치에 어울리는 강타자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최근 5경기에서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31타점으로 롯데 선수 중 가장 많다. 타율은 2할6푼7리, 3홈런.

다수의 전문가들은 박종윤이 아직 가진 재능의 상당 부분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투수와의 수 싸움에서 밀릴 때가 많다. 또 자신의 강점인 낮은 공을 역으로 이용하는 상대 투수의 꼬임에 말려들 때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높은 공을 좋은 타구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박종윤은 힘에선 밀리지 않는다. 대신 정교함이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타격감이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편차가 크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다. 박종윤의 1루수 수비력은 수준급으로 평가받는다. 못 하는 수비가 아니다. 하지만 종종 '알까기(가랑이 사이로 공을 빠트림)' 같은 어이없는 실책을 한다. 집중력이 떨어질 때 모두가 이해하기 어려운 스윙과 수비 실수가 나온다.

박종윤은 팀 후배 2루수 정 훈(26)을 보면서 많은 걸 배운다고 했다. 정 훈은 시즌 중반 2군에서 올라와 주전 자리를 잡았다. 그는 "정 훈은 본받을 게 많은 후배다. 정신적으로 매우 강하고 열정적인 친구다. 마치 독사 같다"고 했다.

롯데팬들의 기억에 롯데 1루수 하면 이대호가 남아 있다. 이대호는 롯데 1루수로 국내 야구를 평정하고 일본으로 무대로 옮겼다. 이대호가 롯데를 떠난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롯데는 박종윤의 빠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하면 롯데는 향후 선수 보강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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