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쓰이 히데키의 은퇴식 모습. 사진캡처=스포츠닛폰 홈페이지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 메이저리그 최고 구단 뉴욕 양키스의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월드시리즈 MVP 수상. 아시아인 장거리타자도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도전자.
지난 겨울 현역에서 물러난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39)가 다시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양키스타디움에 나타났다. 29일(한국시각) 하루 동안 뉴욕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마쓰이는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1993년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해 일본, 미국 양국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그가 20년 간의 프로 생활을 공식적으로 마감한 것이다.
마쓰이는 양키스타디움 왼쪽 불펜에서 골프카트를 타고 경기장에 들어섰고,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마쓰이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 등 가족이 그를 맞았다. 마쓰이는 이어 선수 은퇴 신청서에 사인을 했다. 이날 1군에 합류한 뉴욕 양키스 주장 데릭 지터로부터 오랫동안 마쓰이를 상징했던 등번호 55번이 박힌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선물받았다. 마쓰이는 "오늘 이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내가 동경했던 곳에서 선수 은퇴를 할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고 했다. 이날 탬파베이전은 뉴욕 양키스의 이번 시즌 55번째 홈경기. 마쓰이의 등번호 55번과 맞춘 것이다.
요미우리에서 10년을 뛴 마쓰이는 2003년 뉴욕 양키스로 이적해 2009년까지 7년 간 활약했다. 2009년에는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그의 뉴욕 양키스 귀환은 2009년 11월 5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 이후 무려 1632일 만이다. 그는 "양키스에서 뛴 7년은 정말 행복한 날들이었다. 양키스 선수로 공식 은퇴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뉴욕 양키스가 타 구단에서 현역생활을 마감한 선수를 위해 은퇴식을 열어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마쓰이에게 뉴욕 양키스, 뉴욕 양키스에게 마쓰이는 특별했다.
고질라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은 화끈했다. 마쓰이는 2003년 4월 9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첫 발을 디뎠다. 요미우리 시절 한해 50홈런(2002년)까지 때렸던 홈런타자 마쓰이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중장거리 타자로 변신했다. 일본 시절보다 홈런수와 장타율이 떨어졌지만, 3할에 가까운 타율을 유지하며, 7시즌 동안 4차례나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 양키스를 떠난 후 마쓰이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10년 LA 에인절스로 이적한 마쓰이는 2011년 다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어야 했다. 잔부상 때문에 전성기 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1 시즌 후 재계약에 실패한 마쓰이는 지난해 4월 말 뒤늦게 탬파베이와 마이너리그 계약까지 해가며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렸다. 5월 빅리그에 복귀한 마쓰이는 34경기에 출전했으나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그해 7월 말 방출됐다. 1할4푼7리, 2홈런, 7차점. 마쓰이의 명성과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성적이다.
지난 겨울 요코하마 DeNA 등 일본 프로 구단들이 러브콜을 보냈으나 그는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벌써부터 향후 요미우리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마쓰이다.
마쓰이는 일본 프로야구 10시즌 동안 타율 3할4리 332홈런 889타점, 메이저리그 10년 간 타율 2할8푼2리, 175홈런, 760타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