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원정 15연승', 류현진에게 미치는 영향은

기사입력 2013-08-06 16:53


류현진의 지난달 4월 애리조나전에서 모습. 스포츠조선DB

'코리안 몬스터', 원정 강세의 에너지를 듬뿍 받게 됐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LA다저스의 류현진을 바라보는 국내 팬의 시선에는 안타까움이 담겨있었다. 압도적인 구위와 두둑한 배짱으로 상대타선을 무력화 시키면서도 팀 타선이나 불펜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를 따내지 못하는 모습이 마치 한국 무대에 있을 때와 흡사하게 보였다. 국내 소속팀인 한화 시절, 류현진은 '소년 가장'이라는 씁쓸한 애칭으로 불렸는데, LA다저스에서도 바로 이런 안타까운 모습이 재현되는 듯 했다. 6월까지 LA다저스와 류현진의 이야기다.

A WHOLE NEW BLUE(환골탈태 다저스)

그러나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LA다저스가 승승장구하며 불과 한 달 만에 지구 최하위에서 지구 1위로 수직 상승했기 때문. 불과 7월 2일까지만 해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LA다저스는 꼴찌였다. 그러나 이후 죽죽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7월 23일에 드디어 애리조나를 제치고 지구 1위로 올라섰다. 이후 LA다저스는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LA다저스 홈페이지 앞에 떠 있는 'A WHOLE NEW BLUE'라는 슬로건이 그대로 현실화된 것이다. 'BLUE'는 다저스를 상징하는 색깔이다. 즉, 이 슬로건은 '완전히 새로워진 다저스'라는 뜻이다. 이 슬로건처럼 다저스는 완전히 새롭고 강한 팀으로 거듭났다. '환골탈태'라는 다른 표현을 쓸 수도 있을 듯 하다.

특히 이런 놀랄 만한 상승세의 원동력 중에는 무시무시한 원정 경기 강세를 발견할 수 있다. LA다저스는 6일(한국시각)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대2, 1점차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8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서부터 시작된 '원정 승리'가 15차례 이어진 것이다.

한 달이 다 되도록 원정에서 한 차례도 지지 않았다는 것은 결국 다저스가 얼마나 강한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는 지를 나타낸다. 더불어 이런 연승이 있었기에 순위 수직상승도 가능했다. 원정 연승의 시작과 LA다저스가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시점이 겹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정 15연승'은 다저스 창단 후 최다기록이다. 이미 다저스는 지난 4일 시카고 컵스전 승리로 14연속 원정승리를 거두며 전신인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1924년) 기록한 13연승의 역대 팀 최다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이제 2연승만 보태면 역대 내셔널리그 원정 최다 연승 기록인 17연승과 타이가 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전신인 뉴욕 자이언츠가 97년 전인, 1916년 세운 기록이다.

'코리안 몬스터'도 기운이 난다


이런 LA다저스의 '원정 강세' 분위기는 당연히 류현진에게도 호재다. 일단 이렇게 강세가 이어지면 선발진은 승리를 따낼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지기 때문이다. LA다저스가 한창 밑바닥을 헤매던 5월까지 류현진은 11경기에서 6승(2패)를 기록하며 팀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이것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류현진은 6월들어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지만, 단 1승도 따내지 못했다. 타선이 침묵하거나 불펜이 경기를 뒤집어 엎었다. 마치 '한화' 시절 류현진 같았다.

그러나 팀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뒤로는 류현진도 동료들의 도움을 꽤 많이 받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를 못해도 이기는 경기가 생겼다. 7월 이후 거둔 4승 중 2승은 6회를 채우지 못하고 얻은 승리다. 악몽같던 6월과 반대로 팀 타선이 쉽게 점수를 뽑아줬고, 불펜은 탄탄히 승리를 지켜준 덕분.

덩달아 류현진은 약점으로 지적되던 원정 경기 부진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홈 경기의 평균자책점이 불과 1.83인데, 원정에서는 4.52로 크게 흔들렸던 류현진이다. 메이저리그 첫 해이다 보니 먼 이동거리와 시차 등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 이런 차이를 불러왔다. 이건 시간이 지나고 경력이 쌓여야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그렇다면 팀 동료들에게 의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때마침 LA다저스는 원정에서 '미친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류현진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분위기라고 볼 수 있다. 류현진의 원정경기는 이제 불안하지 않을 듯 하다. '이기는 법'을 완전히 터득한 든든한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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