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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잠실 두산과 넥센전은 난타전이었다. 11대7로 두산이 이겼다.
두산의 자유자재 100% 수비 변형
1, 3루수는 극단적으로 전진, 압박수비를 펼치고 유격수는 3루, 2루수는 1루 베이스로 커버를 들어간다. 2루 주자를 3루로 보내는 희생번트의 성공확률을 최저치로 떨어뜨리는 '배수의 진'이다.
하지만 '양날의 칼'이다. 100% 수비를 사용하는 순간, 내야수비 전 지역이 순간적으로 텅 비어버린다. 따라서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번트를 대는 척 하다 정상타격으로 전환하는 기술)'가장 취약하다. 그 약점을 메운 수비가 75% 수비다.(1, 2루 상황에서 1루수만 극단적인 전진을 하고 3루수는 정상수비를 하는 시프트를 50% 수비라고 한다. 75% 수비는 100%와 50% 수비 시프트의 중간지점이라는 의미)
75% 수비의 기본 시프트는 100% 수비와 똑같다. 하지만 100% 수비가 극단적인 압박을 펼친다면, 75% 수비는 투구를 한 뒤 타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한다. 번트자세를 계속 취하면 순간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를 하면 정상수비를 한다. 두산 김민재 수비코치는 "100% 수비는 투수가 와인드업을 하기 직전 1, 3루수가 곧바로 압박을 가하는 반면, 75% 수비는 투수가 던지기 직전 타자의 변화를 보고 순간적으로 압박을 가할 것인지, 그대로 정상수비를 할 것인지 결정하는 약속된 플레이"라고 했다.
두산은 전반기 '75% 수비'를 거의 쓰지 않았다. 하지만 7일 잠실 넥센전 결정적인 순간 나왔다. 7-4로 추격당하던 두산의 4회말 수비. 무사 1, 2루 상황이었다.
두산은 넥센 허도환이 희생번트 자세를 취하자 곧바로 100% 수비를 했다. 하지만 볼이 들어왔고, 허도환은 번트를 대지 못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우린 75% 수비를 많이 연습했다. 당연히 상대의 100% 수비에도 대응하기 위해 모든 선수들이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능력도 훈련을 통해 장착했다"고 했다.
2구가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왔다. 두산 내야진은 수비 시프트를 서는 척 하다 정상수비로 돌아왔다. 허도환이 갑자기 번트 자세를 바꿔 타격을 했기 때문. 타구는 2루수 오재원의 정면으로 흘렀다. 만약 100% 수비를 썼다면 그대로 빠지는 타구. 하지만 두산은 무난히 허도환을 1루에서 아웃시켰다.
또 다른 변형 넥센의 75% 수비 역이용
5회초 넥센의 수비. 두산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오재원의 몸에 맞는 볼, 이원석의 내야안타로 무사 1, 2루. 7-7 동점을 만든 넥센은 또 다시 위기에 빠졌다.
후속 타자는 양의지. 초구 번트를 댔지만, 실패했다. 승부처에서 넥센 역시 75% 수비 시프트를 재빨리 가동했다.
그러자 넥센은 변형된 약속된 플레이를 했다. 타자가 불리한 볼 카운트. 양의지는 계속해서 희생번트를 하려고 시도했다. 갑자기 넥센의 배터리는 피치아웃을 했다. 그와 동시에 75% 수비를 위해 1루 베이스로 커버를 들어가야 하는 넥센 2루수 서동욱은 오히려 2루 베이스로 재빨리 이동했다.
넥센의 75% 수비가 제대로 가동될 경우 3루로 가야하는 2루 주자 손시헌의 부담이 큰 상황. 당연히 리드폭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계산, 75% 수비를 역이용한 넥센 벤치의 작전이었다. 피치아웃을 한 허도환은 곧바로 2루로 송구했다. 하지만 노련한 손시헌은 넥센의 이런 움직임을 재빨리 포착, 신속하게 2루로 귀루했다.
결국 양의지의 3루 선상 절묘한 희생번트로 넥센의 75% 수비 시프트는 성공하지 못했다. 타자 주자 양의지만 1루에서 아웃시켰고, 나머지 주자를 모두 살려줬다.
두 팀 모두 상대의 변화무쌍한 움직임에 적절한 대응으로 수준높은 야구를 했다. 결과적으로 헛심만을 썼지만, 75% 수비의 미학을 절묘하게 보여준 두 장면이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