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 KIA 빌로우, 주자 나가면 흔들리네…

기사입력 2013-08-08 21:50



나쁘지 않은 데뷔전이었다. 하지만 한국무대 연착륙을 위해선 반드시 보완해야 할 점이 보였다.

KIA의 새 외국인선수 빌로우(28)가 한국무대 데뷔전을 가졌다. 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면서, 데뷔전치고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장신의 좌완 빌로우, 높은 릴리스포인트 돋보이네

경기 전 선동열 감독은 빌로우에 대해 "실질적으로 피칭을 보는 건 나도 처음이다. 시차 적응이 덜 됐을 때 불펜에서 던지는 걸 봤다. 아무래도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각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불펜피칭을 한 차례 지켜봤을 뿐이지만, 빌로우의 특징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좌완 빌로우는 전형적인 오버핸드스로 투수다. 1m90의 큰 키에서 내리 꽂는 공이 장점이다.

실제 이날 경기에서 빌로우의 팔각도는 높았다. 가장 높은 곳에서 팔이 내려왔다. 팔각도가 높기에 릴리스포인트는 더욱 높았다. 이 경우, 타자는 마치 2층에서 공을 던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신장 2m3의 두산 니퍼트가 한국 타자들에게 위력을 발휘한 그 장점이다.

선 감독은 이날 빌로우의 투구이닝이나 투구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그는 "본인이 투구수 쪽은 생각하지 않고 던진다고 하더라. 시차 적응도 상당히 되서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100개 정도는 무난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빌로우는 국내로 오기 전에 마이너리그에서 계속해서 선발로 던졌다. 투구수를 길게 가져가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빌로우는 이날 5회까지 투구수 69개를 기록할 정도로 투구수 관리를 잘했다. 데뷔전 치고는 훌륭한 수치였다. 이날 7회 무사 1루에서 지석훈을 7구까지 상대하고 내려간 빌로우의 투구수는 88개였다. 지석훈이 계속 된 커트와 타이밍 싸움을 펼치자, KIA 벤치는 빌로우를 도중에 교체했다. 첫 등판의 배려 성격이 짙은 교체였다.

빌로우는 88개의 공 중 직구 36개, 슬라이더 29개를 던졌다. 직구에 슬라이더를 섞는 전형적인 좌완투수의 스타일이었다. 여기에 체인지업 13개와 커브 10개를 섞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6㎞. 이날 최종 기록은 6이닝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3실점.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치다.


8일 창원 NC전에서 5회말을 삼자범퇴로 마치고 포수 이홍구와 주먹을 맞부딪히고 있는 KIA의 새 외국인선수 빌로우. 사진제공=KIA타이거즈

주자 나가기만 하면 흔들려, 좌타자 상대 승부도 생각해봐야…

하지만 성공적인 연착륙을 위해선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도 있었다. 이날 빌로우는 주자를 내보냈을 때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단 9개의 공으로 1회말을 삼자범퇴로 마친 빌로우는 2회 2사 후 조영훈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처음 주자를 내보냈다.

주자를 내보내자 빌로우는 급격히 흔들렸다. 스트라이크존 구석으로 잘 들어가던 공이 갑작스레 높게 제구되기 시작했다. 탄착군 자체가 높았다. 세트포지션에서 공을 던지자, 제구력이 흔들렸다. 지석훈을 스트레이트볼넷으로 내보낸 데 이어 노진혁에게 7구 만에 볼넷을 허용해 2사 만루가 됐다. 김태군을 체인지업으로 3루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은 막았지만, 갑작스레 흔들리는 모습은 분명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

3회에도 마찬가지 모습이 이어졌다. 선두타자 김종호를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모창민에게 4구만에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맞았다. 분명한 실투였다. 체인지업에 회전이 제대로 먹지 않으면서 높게 들어갔다. 첫 실점. 빌로우는 나성범을 2루수 앞 땅볼로 잡아 1사 3루를 만들었지만, 이호준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2점째를 내줬다.

주자가 나가면 흔들리는 점 이외에 왼손투수임에도 좌타자에게 약한 점이 눈에 띄었다. 좌타자를 상대로 지나치게 몸쪽 승부를 펼친 게 화근이었다. 빌로우는 이날 4피안타 중 모창민에게 허용한 1안타를 제외하면, 좌타자인 조영훈에게 3안타를 내리 맞았다. 기습번트로 인한 내야안타도 1개 있었지만, 앞선 두 타석 모두 몸쪽으로 던진 직구가 맞았다.

보통 왼손투수는 좌타자 상대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선택하기 마련이지만, 빌로우는 몸쪽으로 붙이는 공이 많았다. 이런 약점을 개선해야 한국무대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벼랑 끝에 몰린 KIA의 마지막 회심의 카드임을 증명할 수 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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