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다툼을 하고 있는 삼성과 LG가 위닝시리즈를 놓고 4일 잠실에서 다시 만났다. 8회 7대6으로 쫓기며 1,3루 위기에 등판한 LG 수호신 봉중근이 삼성 박한이를 삼진으로 잡고 포효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08.04/
올시즌 치열한 순위경쟁 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이 선수들의 개인 타이틀 경쟁이다. 특히, 후반기 들어 가장 불타오르는 부문이 바로 세이브 부문. 2013 시즌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이름을 남기기 위해 마지막 두 사람이 도전장을 던졌다. LG 봉중근과 넥센의 손승락이다. 두 사람은 19일 기준, 30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공동 1위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최강 마무리라는 삼성 오승환이 있지만 두 사람과의 격차가 너무 크다. 봉중근과 손승락의 세이브왕 경쟁,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일단, 페이스는 봉중근 쪽이 좋다. 모든 스포츠 경기의 흐름이 그렇 듯, 앞서나가다 역전을 당하게 되면 다시 그 상황을 뒤집기 힘들다. 손승락은 시즌 초반 많은 세이브 기회를 얻으며 세이브 단독 선두로 쭉쭉 치고 나갔지만 시즌을 치를 수록 초반에 비해 세이브 기회가 줄어들었다. 반면, 봉중근의 경우 LG가 승승장구하며 자연스럽게 세이브 기회를 더 많이 잡게 됐다. LG가 올시즌 유독 접전을 펼치는 끝에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봉중근에게는 행운(?)이 된 셈이다. 5월까지만 해도 손승락 17세이브, 봉중근 12세이브를 기록했지만 6월 21세이브, 17세이브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7월 손승락 29세이브, 봉중근 22세이브로 다시 벌어지는 듯 하더니 8월 손승락이 3세이브 만을 추가하는 동안 봉중근이 8개의 세이브를 쓸어담는 놀라운 페이스로 추격에 성공했다.
구위로만 놓고 본다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스타일상 손승락의 근소한 우위로 평가할 수는 있지만 봉중근 역시 만만치 않다. 손승락은 전형적인 파워피처. 강력한 직구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스타일이기에 기복이 크게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물론, 가끔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노출하기도 하지만 올시즌은 그런 모습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반대로, 봉중근은 제구력과 경기 운영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스타일. 올시즌 위기 상황에서 지켜보는 이들의 애를 태우는 장면을 자주 연출하기는 했지만, 어떻게라도 팀 승리를 지켜낸다는 자체가 대단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승률 10할로 '봉중근 등판=팀 승리'라는 새로운 공식을 써내려가는 중이다.
1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등판한 넥센 손승락이 고동진의 타구를 잡으러 뛰어나가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8.01.
마무리 투수는 특성상 자신의 실력 만으로 기록을 만들어낼 수 없기에 팀과의 궁합도 매우 중요하다. 일단, 세이브 조건이 많이 갖춰지는게 가장 중요하다. 첫 번째는 팀이 많이 승리를 거둬야 한다. 19일 현재, 2위와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양팀의 전력은 크게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다만, 후반기 들어 넥센보다는 LG의 페이스가 조금 더 좋다는 것이 봉중근에게 다소 유리한 요소다.
두 번째, 팀이 이겨도 큰 점수차로 이기면 소용이 없다. 이 점에서도 봉중근이 조금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강타자들이 즐비해 타선이 한 번 폭발하면 대량득점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넥센의 팀 스타일인 반면, 장타력이 부족한 LG는 많은 점수차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키는 야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수는 손승락이 유리하다. 20일 양팀의 맞대결 포함, LG는 29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반면 넥센은 31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이렇게 박빙의 승부라면 1경기라도 더 치르는 팀의 선수가 당연히 유리할 수밖에 없다.
아직은 안갯속이다. 일단, 20일부터 목동구장에서 벌어지는 양팀의 2연전이 중요하다. 맞대결에서 한 선수가 균형을 깨며 치고 나갈 경우, 따라가는 입장에서는 추격 자체가 매우 부담스러워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