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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만합니다."
요즘 이승엽은 한국시리즈를 대비해 대구구장에서 팀 선-후배와 마찬가지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페넌트레이스 후반에 자주 내비쳤던 다소 침통했던 모습은 이미 사라졌다. 특유의 순박한 미소가 흘러넘쳤고, 동료들과 농담을 주고 받으며 생기 넘쳤다.
그 사이 삼성은 이승엽이 있을 때보다 나은 성적을 보이며 전혀 흔들리지 않은 것은 물론 2위에서 1위로 치고 올라섰다.
이승엽의 올시즌 타율은 2할5푼3리. 1995년부터 올해까지 한국에서 11시즌을 보내는 동안 가장 낮은 성적이다. 주변에서는 아무래도 세월의 무게는 거스르기 힘든 법이라고 변호한다.
하지만 이승엽은 다시 일어선 모습이다. 이승엽은 허리 통증 등 부상에 대해 "이제는 아픈 곳이 전혀 없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올시즌 페넌트레이스 후반 자신의 마음을 짓눌렀던 부상의 덫에서 풀려났으니 마음도 홀가분해진 모양이다.
이승엽은 "야구도 할 만하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면서 "(한국시리즈)엔트리에 들려면 할 만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래도 아직은 천하의 이승엽이다. 그런 그가 엔트리에 들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처지가 된 것일까. 그건 아니다.
엔트리에 들고 싶어하는 1.5군 선수처럼 한국시리즈에 대해 절박해졌고, 그만큼 열과 성의를 다해 준비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승엽은 그동안 대구에서 팀 훈련을 하면서 정규 훈련시간이 끝난 뒤에도 채태인과 함께 남아 배팅볼 연습을 더 했다. 그의 방망이는 땅거미가 내려앉아 공이 거의 보이지 않을 때가 돼서야 끝났다.
이승엽은 큰 무대에 강하다. 굳이 과거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올림픽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3할4푼8리로 MVP를 차지한 바 있다.
고기를 먹어 본 이승엽이 '먹을 만하다(야구 할 만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삼성의 한국시리즈가 기대되는 이유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