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불펜은 진짜 약한걸까. 아니면 약하게만 보이는 걸까.
포스트시즌에 들어가면서 두산의 약점으로 불펜이 꼽혔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고, 특히 상대의 강한 왼손타자를 잡아줄 왼손 불펜요원이 한명도 없이 오른손 투수로만 구성된 불펜진은 누가 봐도 불완전해보였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두산의 불펜은 실제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선발투수가 내려간 이후 위기를 수차례 맞았고, 실제로 실점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불안하다던 불펜진이 연장전에선 강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PS에서 치른 11경기 중 4차례나 연장전을 했는데 3승1패를 기록했다. 넥센과의 준PO 2차전서 10회 연장끝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졌을 뿐 준PO 3차전(14회·4-3)과 5차전(13회·8-5), 한국시리즈 2차전(13회·5-1)서는 승리했다. 연장전을 치르면서 위기가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 준PO 3차전서는 연장 11회초 안타와 실책으로 무사 3루의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지만 윤명준이 연속 삼진과 플라이로 이후 3명의 타자를 모두 잡아내면서 승기를 잡았다. KS 2차전도 10회와 11회에 끝내기 위기를 맞았지만 끝내 무실점으로 넘겼고 13회에 승리를 낚았다.
기록으로봐도 두산의 불펜이 나쁘지 않다. PS 11경기서 두산 불펜은 46⅔이닝을 던져 11실점(9자책)을 했다. 평균자책점이 겨우 1.74에 불과했다. 피안타율도 나쁘지 않았다. 총 161타수 41안타로 피안타율이 2할5푼5리. 4사구도 총 20개를 기록했다. 이닝당 0.43개다. 정규시즌때의 0.47개보다 적다.
분명 불안한데 막아낸다. 그러다보니 상대는 지치게 되고 반대로 불안감을 갖게된다. 그리고 두산의 방망이가 폭발해 승리하면서 두산의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고 상대의 분위기는 땅에 떨어진다.
한 영화에서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한 거다"라는 대사가 있었다. 두산 불펜엔 "강한 불펜이 막는게 아니라 막는 불펜이 강한 거다"라는 말이 맞을 듯싶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