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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기든 결승타는 딱 한 번 나온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방. 상대의 숨통을 끊는 KO펀치.
이날도 박한이는 타격감이 썩 좋이 않은 듯 했다. 1회초 첫 타석 때 2루수 땅볼에 그치더니 2회초에는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선두타자로 나온 5회에는 3구 만에 헛스윙 삼진. 두산 선발 노경은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상대는 두산 4번째 투수 정재훈. 포크볼이 주무기인 투수다. 그러나 초구 선택은 빠른 직구였다. 박한이는 스트라이크존 위쪽을 벗어난 공을 지켜봤다. 이어 2구째 비슷한 코스로 온 직구에 힘껏 배트를 돌렸지만, 허공만 갈랐다. 이어진 3구는 또 스트라이크존을 아랫쪽으로 빠졌다.
볼카운트 2B1S. 타자가 유리한 타이밍이다. 반면 이 상황의 투수는 가장 자신있는 무기로 헛스윙 혹은 범타를 유도하려는 순간이다. 노련한 박한이는 정재훈이 포크볼을 던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정재훈의 선택은 포크볼이었다. 126㎞짜리 포크볼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잘 떨어졌다. 타자가 제대로 치기 까다로운 코스였다.
하지만 박한이는 포크볼을 충분히 대비하고 있었다. 허리를 숙이고 바깥쪽 낮은 코스로 팔을 크게 휘둘렀다. 그리고 임팩트 순간에 손목을 힘있게 꺾으며 타구를 잡아당겼다. 결국 이 타구는 두산 1루수 오재일의 우측으로 빠지며 외야까지 굴러갔다. 그 사이 2, 3루 주자는 간단히 홈을 밟았다.
박한이가 이날의 유일한 안타를 2타점짜리 결승타로 장식한 것이다. 앞선 4차례 타석에서의 실패를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는 타격이었다. 더불어 위기에 몰린 팀에 새로운 희망을 안긴 결승안타이기도 했다.
이 하나의 타격 덕분에 박한이는 한국시리즈 최다타점 타이(22개)기록을 세웠다. 더불어 5차전의 MVP로 선정되며 100만원의 상금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 숙박권(100만원 상당)을 차지했다. 박한이는 "그간 14타수 1안타였는데, 그간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 것 같다. 이 안타를 계기로 앞으로 좋아질 것 같다"면서 "이 분위기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