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남해 전훈 마친 KT, 이젠 진짜 프로다

최종수정 2013-11-20 09:20


난생 처음 떠나는 해외여행. 그 출국 전날.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설레는 기분을 느낄 만 하다. 프로야구 10번째 막내구단 KT가 창단 후 첫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물론 일반인들이 떠나는 달콤한 해외여행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지옥 훈련이 예고돼있다. 20일 출국해 내년 2월 11일까지 무려 83일간 훈련을 진행한다. 처음 떠나는 해외 전훈이기에 설레는 마음을 아예 감출 수는 없을 듯 하다. 47일간의 남해 전지훈련을 마치고 미국 애리조나 투산으로 떠나기 하루 전인 19일 KT 조범현 감독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좌충우돌 힘겨웠던 남해 전지훈련

신인선수 선발을 완료한 KT는 지난달 1일부터 남해에서 창단 후 첫 단체 훈련을 실시했다. 조 감독은 "걱정이 너무 많이 됐다. 훈련 분위기가 잡힐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실제 여기저기서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터졌다고. 일단, 첫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도할 코치는 3명 뿐이었다. 시즌이 진행되다 보니 코치 인선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팀에 필요한 선수들을 뽑기 위한 테스트가 훈련과 동시에 진행돼 어수선했다. 심지어는 대학 졸업반인 선수들이 훈련을 중단하고 학교에 가 기말고사를 치르는 일도 잦았다. 조 감독은 "대학생들 시험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일단, 실력과 체력 차이도 어마어마했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프로 수준의 강도 높은 훈련에 힘들어했다. 조 감독은 "아마추어 무대에서 이름좀 날린 선수들은 죄다 수술, 재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말로만 듣던 혹사가 상상 이상이었다. 휴식 내지는 체력 훈련만 시켜야 했다"고 말했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투수 심재민 유희운 박세웅 등이 그랬다.

다행히 선수들이 훈련에 차차 적응을 하고, 코칭스태프 인선도 완료되는 등 훈련 분위기가 다잡혔다. 조 감독은 남해 훈련을 결산하며 "100% 만족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느정도 프로 구단으로서의 훈련 분위기가 잘 잡힌 것 같다. 남해 훈련은 이것만으로도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조 감독은 훈련 중 눈에 띈 선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투수들은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다만, 야수 중에서는 문상철과 김병희가 훈련을 잘 소화한다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문상철은 고려대를 졸업한 내야수로 공-수 모두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된다. 동국대 출신 내야수 김병희는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을 자랑하는 테이블세터 후보다.

긴 여정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


47일간의 남해 훈련 후 83일간의 미국 전지훈련이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곧바로 실전 위주의 대만 전지훈련이 3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정말 초강행군이라는 말밖에 안나온다. 프로구단 감독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로서도 미안한 일. 조 감독은 19일 저녁 가족들과 조촐하게 저녁식사를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고 한다.

일단 해외 전훈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추운 한국 날씨 뿐 아니라 프로팀이 훈련을 계속 할 만한 장소가 없다고. 장기간의 훈련에 대해서 조 감독은 "이제 막 만들어진 신생팀이다. 다른 건 필요없다. 모든 면에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팀으로서 거듭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복 훈련밖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2003년 SK 2대 감독으로 부임해 첫 해 팀을 4강에 올려놓는 등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고, KIA 유니폼을 입고는 암흑기를 거친 팀에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안기는 등 산전수전 다 겪었다. 하지만 이런 베테랑 감독에게도 KT 초대 감독직은 모험이나 다름 없다. 조 감독은 "그 때의 감독 부임과 지금은 하늘과 땅 차이"라며 "신인 선수들로만 팀이 꾸려진 것을 떠나 최근 아마추어 선수들의 전체적인 실력이 떨어진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아마추어와 프로, 하늘과 땅 차이의 간극을 없애기 위한 것은 훈련 뿐이라는게 조 감독의 생각이다. 다가오는 2차 드래프트도 걱정이다. 조 감독은 "지난해 NC가 좋은 선수들을 한 번 걸러 데려갔고, 각 팀들도 시행 2년차인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며 "얼마만큼의 전력보강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지금 선수들의 실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이렇게 긴 훈련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기에 계산을 잘해야 하는게 감독의 몫이다. 선수들의 컨디션, 체력 등을 관리하는데 많은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