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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끝난 뒤에도 닮은 꼴이라는 말 들을 수 있게 할게요."
도루왕 타이틀을 딴 해, 두 명 모두 자신의 인생을 뒤집은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이종욱은 고교 시절이었던 1999년 현대에 2차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지명된 유망주였다. 영남대 진학 후 2003년 현대에 입단했지만, 상무 제대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프로의 벽은 높았고, 상위순번임에도 방출의 칼날을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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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제대 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대주자로 2011년 2경기, 2012년 22경기에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이미 대주자요원으로 자리잡은 강명구가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만년 2군 선수로 남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에 참가했던 NC 김경문 감독의 눈에 들어왔다. 딱 보기에도 '제2의 이종욱'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타격 면에선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았지만, 빠른 발이나 근성은 이종욱 못지 않았다.
김종호는 올시즌 팀이 치른 128경기 전경기에 나서며 풀타임 주전이 됐다. 팀의 1번타자로서 도루왕까지 석권했다. 공헌도 면에선 최고였다. 야수 중 연봉고과 1위로 3000만원이던 연봉은 9000만원으로 200%나 올랐다. 억대 연봉이 눈앞이다. 프로 7년차에도 최저연봉보다 600만원 더 받았던 무명선수가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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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들 역시 서로의 만남에 기대를 갖고 있다. 아직은 선수단 상견례 때 한 차례 만난 것에 불과하지만, 벌써부터 끌리고 있다. 김종호는 "한 번 밖에 인사를 못 드려서 실감이 나지 않았다. 선배의 노하우를 듣고 싶다. 시즌 내내 많은 조언을 듣고, 대화도 많이 하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종호는 제2의 이종욱이란 평가에 대해서도 "내년 시즌 끝난 뒤에도 그런 말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종욱 역시 김종호의 등장이 반가웠다고. 이종욱은 "올해 종호가 뛰는 걸 처음 봤는데, 내가 두산에 처음 왔을 때 뛰던 모습과 너무 비슷하더라. 나도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후배의 활약이 반가움과 동시에 자극제가 된다며 누구보다 반겼다.
NC는 내년 시즌 본격적으로 4강 경쟁에 뛰어들 심산이다. 이미 올시즌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한데 이어 타선도 강화했다. 나성범 이호준의 기존 중심타선에 외국인선수 에릭 테임즈까지 가세했다. 테이블세터가 밥상만 잘 차려준다면, 맛있게 먹어치울 준비가 돼 있다. '평행이론' 같은 두 테이블세터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