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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에게는 '시험무대'지만, 팀에는 강력한 '터닝 포인트'다.
승부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대로 선발진을 방치할 수는 없었다. 결국 선 감독은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박경태를 불펜으로 돌리고, 우완투수 한승혁을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켰다.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전부터 실전 투입이다.
선 감독은 "한승혁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입단한 한승혁은 2012년을 팔꿈치 수술 재활로 보내고 지난해부터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온 인물. 아직 1군 선발 경험이 없다. 그러나 우완 정통파로 150㎞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며 덕수고 시절 에이스로 활약했다. 올해도 불펜에서 출발해 4경기에서 10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했다.
한승혁에게는 입단 후 최대의 기회다. 그런데 이는 KIA의 입장에서도 시즌 초반 엄청난 터닝 포인트가 될 여지가 있다. 한승혁 카드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전반기 성적이 요동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승혁의 성공과 실패의 경우를 나눠놓고 팀의 행보를 예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한승혁이 선발에 연착륙할 경우. KIA는 적어도 두 가지 장점을 얻게 된다. 한승혁의 연착륙 기준은 일단 '5이닝 3실점 이내의 경기를 꾸준히 한다'로 가정하자. 이 경우 선발진이 그런대로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다. 물론 3선발 송은범이 다시 본연의 위력을 회복한다는 전제가 따라붙어야 하지만, 최소한 4월은 무난하게 버틸 수 있다.
또 5월이 되면 김진우의 선발진 가세가 예정돼 있다. 그러면 KIA는 홀튼-양현종-김진우-송은범-한승혁-임준섭의 6선발진을 갖출 수 있다. 이들 가운데 구위가 떨어지는 선수를 불펜으로 돌리면 부실한 불펜진을 강화하는 효과도 생긴다. 선발진 안정화와 불펜 강화 효과가 동시에 생긴다면 KIA는 중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반면, 한승혁이 선발진에 안착하지 못할 경우다. 이건 최악의 시나리오일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선발진에 구멍이 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보통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기면 불펜진의 힘으로 이를 막아줘야 하는데, KIA의 불펜에는 그럴 만한 여력이 없다. 1, 2선발이 나오는 경기가 아니라면 KIA는 계속 불안감에 떨 수 밖에 없고 순위 상승은 어려워진다.
KIA 코칭스태프도 이런 시나리오를 모두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승혁에게 선발 기회를 줬다는 건 어느 정도 신뢰감이 형성돼 있다는 뜻. 과연 한승혁이 팀의 터닝포인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