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효과는 없었다.
LG 선수들은 지난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벤치클리어링까지 하는 치열한 접전끝에 8대9로 패한 뒤 곧바로 대구로 이동해 21일 하루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22일 오전에 숙소 식당에 나온 어린 선수들은 깜짝 놀랐다. 고참 선수들이 하나같이 짧은 머리를 하고 나타난 것이다. 이병규(9번)와 박용택이 먼저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고, 나머지 선수들이 뒤를 따랐다. 경기장으로 출발할 때 모든 선수들이 고등학생처럼 스포츠형 머리로 변신해 있었다. 이날 1군에 합류한 유원상과 이병규(7번)도 대구에 도착하자마자 삭발부터 했다.
'삭발'의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선수들은 "그냥"이라며 말을 아꼈다. 훈련 중에는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훈련이 끝난 선수들은 곧바로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승리를 위해 차분히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LG 선수들이 단체로 머리를 짧게 자른 것은 지난 2012년 6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LG는 5할대 승률을 유지하다가 5연패에 빠졌고 주장 이병규를 필두로 머리를 잘랐던 적이 있다.
아쉽게도 삭발의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았다. 1회초 조쉬벨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먼저 뽑았으나 1회말 곧바로 1점을 내줬다. 4회말 1사 만루에서 삼성 8번 타자 이흥련에게 싹쓸이 우중간 3루타를 맞으면서 흐름이 넘어갔다. 1대8 완패, 그리고 최근 3연패.
최근의 전례를 봐도 삭발의 효과는 크지 않은 듯하다. 한화가 지난해 개막전부터 9연패를 당한 후 삭발을 했다. 하지만 삭발 후에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13연패를 당했다. LG도 2012년 삭발한 후 나선 KIA전서 패해 6연패에 빠졌다. 당시 LG는 다음날 벌어진 SK전서 연패를 끊었다.
LG 선수들은 시즌이 끝난 뒤 삭발 투혼을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 비록 승리와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삭발이 LG 선수들을 하나로 묶은 건 확실한 것 같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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