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1⅓이닝 조기강판, 도대체 왜?

기사입력 2014-06-13 20:15


KIA 에이스 양현종이 1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⅓이닝 만에 만루홈런을 포함해 7안타 3볼넷 1삼진으로 7점이나 내주며 무너졌다. 양현종이 다음 등판에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원정 유니폼을 입은 양현종이 땀을 닦는 모습. 스포츠조선 DB

에이스마저 무너졌다. KIA 타이거즈 투수진의 수난은 대체 어디까지 이어지는 걸까.

KIA 에이스 양현종이 2회를 버티지 못했다.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했다가 타선에 뭇매를 맞았다. 1⅓이닝 만에 만루홈런을 포함해 7피안타 3볼넷 1삼진으로 7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등판 전까지 양현종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였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2.99)을 기록하면서, 탈삼진(85개) 1위, 퀄리티스타트 공동 2위(9개), 최소 피홈런(2개), 다승 공동 3위(7승) 등 대부분 지표에서 빼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그간 보여줬던 에이스급 위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주무기인 패스트볼의 릴리스 포인트가 흔들리는 바람에 제구가 안됐다. 패스트볼은 대부분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볼카운트가 금세 불리해졌다. 슬라이더로 근근히 스트라이크를 잡았지만, 패스트볼이 살아나지 않는 상태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롯데 타자들은 금세 양현종의 문제점을 눈치챘다.

1회말 선두타자 정 훈이 2B1S에서 높은 코스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든 게 비극의 전주곡. 이어 전준우가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냈다. 양현종이 던진 4개의 공은 스트라이크존을 빗겨나 사방으로 날렸다. 급기야 포수 차일목이 마운드로 올라가 양현종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양현종의 제구력은 진정되지 않았다. 손아섭에게 볼카운트 2B2S에서 던진 패스트볼이 제대로 배트 중심에 걸렸다. 담장 위로 날아간 홈런성 타구였는데, 간신히 관중석 앞에 설치된 노란색 홈런 기준바 아래 철망에 꽂혔다. 인정 2루타. 2루 주자 정 훈만 홈을 밟았다. 홈런인 줄 알고 홈을 지났던 1루주자 전준우는 3루로 돌아왔다.

양현종은 계속 흔들렸다. 롯데 4번 히메네스에게 또 볼넷을 허용해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는 장타력이 뛰어난 5번 최준석이 나왔다. 초구 체인지업은 볼, 2구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 최준석은 3구째 패스트볼을 예상하고 있었다. 양현종이 던진 3구는 역시 패스트볼. 하필 코스마저 높았다. 최준석이 홈런을 치기 딱 좋은 코스. 풀스윙에 걸린 타구는 좌중간 관중석 최상단에 꽂힌 130m짜리 그랜드슬램으로 이어졌다.

1회에만 5점을 내준 양현종은 2회에도 여전히 불안했다. 선두타자 김주현에게 좌전안타, 후속 정 훈에게 볼넷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한 뒤 전준우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더 허용. 계속된 무사 1, 3루에서는 손아섭이 친 타구를 직접 잡았다가 놓치면서 내야안타를 만들어준 바람에 또 1점을 내줬다. 이날 7실점째.


양현종은 무사 1, 2루에서 간신히 히메네스를 삼진으로 잡은 뒤 박준표와 교체됐다. 이때까지의 투구수는 46개였다.

아무리 뛰어난 에이스라도 간혹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갑자기 무너질 수 있다. 관건은 이렇게 난타당한 뒤 얼마나 빨리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부상이 원인이 아니라면 대범하게 털어내고 다음 경기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공에 대한 자신감을 잃는 건 최악의 결과다. KIA 벤치가 투구수 46개 밖에 되지 않은 양현종을 강판시킨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더 이상 얻어맞으면 자신감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현종이 다음 등판에서는 에이스의 본색을 보여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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