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야구에 대한 간절한 마음 뿐이었다"

기사입력 2014-12-18 08:48



"현장에서 야구를 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 뿐이었다."

하루 만에 인생이 뒤바뀔 처지에 놓인 사람이 있다. 안좋은 쪽에서 좋은 쪽으로 갔다면, 모를까 그 반대니 문제다. 물론 본인도 왜 이런 일이 발생했고, 어떤 책임을 져야하는지 잘 알고있다. 하지만 가슴에서 끌어오르는 눈물을 참기는 힘들다.

프로야구 레전드 투수 김용수가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지난 2012년 중앙대 야구부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야인으로 지내오던 그는 16일 롯데 자이언츠와 코치 계약을 맺고 새출발 한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하지만 17일 롯데는 김용수와의 코치 계약을 전격 철회했다. 김 코치가 2012년 대한야구협회(KBA)로부터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고, 아직 그 징계기간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프로 무대로 돌아와도 되느냐는 비판의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대한야구협회와 프로를 관장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사이의 징계에 관한 상호 규약이 없다. 하지만 CCTV 사찰 문제 등 논란의 중심에 섰던 롯데 입장에서는 긁어부스럼을 만들 수 없었다. 그렇게 김용수의 현장 복귀는 무산이 되고 말았다.

이에 대한 김용수 본인의 입장을 들어봤다.

-중요한 건 징계에 관련한 내용이다.

잘못을 인정한다. 징계를 받았다는 자체가 내가 잘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억울한 부분도 있다. 당시 나는 아마추어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심판진에게 뇌물을 줬다기 보다는, 당시 대학야구에서 고생하시는 심판분들께 관례로 드리는 차원의 돈인줄 알았을 뿐이다. 다들 그렇게 해온걸로 알고있다. 나쁜 행동인지 전혀 몰랐다. 그런데 이후 그 문제가 불거져 징계를 받게 됐다. 당시에는 '이게 도대체 무슨일인가'라는 생각에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했다. (김용수는 모교 중앙대 감독 부임 후 심판진에 식사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준 사실이 드러나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 때문에 프로 진출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나.

다시 말씀드리지만, 잘못을 인정 안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아무 것도 몰랐다. 이 문제 때문에 이렇게 일이 커질 줄도 몰랐다. 현장에서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전부였다. 너무 간절했다. 다행히 롯데에서 손을 내밀어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응한 것 뿐이다. 문제가 될 줄 알았다면 내가 스스로 안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내 스스로 먼저 롯데 구단에 사과 말씀을 드리고 안되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 때문에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게 된 롯데 구단에 죄송한 마음이다.


-하루 만에 프로 복귀의 꿈이 물거품이 됐다.

입단이 확정되고 정말 설레고 기뻤다. 모처럼 만에 느껴보는 긴장감이었다. 특히, 가족들이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가장으로서의 뿌듯함도 느꼈다. 그런데 하루 만에 물거품이 됐다. 두 아들이 캐나다에 있다. 울면서 전화가 왔다. 가족들이 너무 힘들어해 나도 마음이 아프다.

-평생 LG맨이 롯데행을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겠다.

그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정말 현장으로 돌아오고 싶어 한 번은 친분 있는 모 감독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어떤 자리든 좋으니 선수들을 지도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니 "너는 무조건 LG로 돌아갈 사람 아니냐"라는 답이 돌아오더라. 그만큼 이미지가 강했다. 나도 내가 LG맨이라는 것을 알고 LG를 좋아한다. 그런데 팀도 중요하지만 야구가 먼저였다. LG가 아닌 다른 팀에서 새출발 하겠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도전이었고 굳은 각오를 했다. 현재 LG에서 뛰고 있는 친분있는 고참선수가 "축하한다"라는 얘기를 해주는데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내 자격정지 기간을 떠나, 프로기 때문에 팬들께서 실망하신 부분이 있다면 그건 내가 감수해야 한다. 2012년 11월에 징계를 받았다고 보도됐는데, 사실이 아니다. 9월이다. 내년 9월이면 자격정지 기간 3년이 끝난다. 일단 그 시간까지는 더 반성하고 조용히 준비를 하겠다. 그리고 이후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후배 양성에 온 힘을 쏟아보고 싶은 마음 뿐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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