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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의심하게 하는 구위, 그리고 뛰어난 인품. 한국프로야구가 이 선수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37)이 새 팀에서의 날갯짓을 준비한다. 옥스프링이 공을 던질 곳은 내년 시즌 1군 무대에 첫 참가하는 막내 kt 위즈다.
하지만 올시즌 후 롯데와의 재계약에 실패하고 말았다. 롯데를 욕할 수는 없는 일. 사정이 있었다. 롯데는 이종운 신임 감독이 팀에 부임하며 팀 개편 작업에 돌입했다. 확실한 선발 카드 조쉬 린드블럼으로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채웠고, FA 계약을 하고 떠난 좌완 장원준 자리를 대체할 브룩스 레일리를 영입했다. 롯데도 10승이 가능하고, 모범적인 선수 생활을 자랑하는 옥스프링과의 재계약을 끝까지 고심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를 떠나보내는 처지가 됐다. 이 감독은 재계약 실패 후 "옥스프링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옥스프링은 한국에서 계속해 공을 던지고 싶었고, 이제 제3의 '코리안 드림'을 위한 새출발에 나서게 됐다. 옥스프링과 kt 양측 모두에 윈-윈이 될 수 있는 계약이다. 일단 옥스프링 입장에서는 팀을 가릴 것 없이 한국프로야구에서 뛰는 자체가 좋다. kt도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카드였다. kt는 사실 남은 외국인 투수 자리를 불펜 투수로 채울 생각도 했다. 조범현 감독은 "신생팀은 연패를 당하면 안된다. 이기는 경기에서 확실히 마무리해줄 전천후 불펜 투수를 찾고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무대 10승을 기대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수의 유혹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내년이면 38세로 나이는 많지만 2년 연속 성적을 냈고, 많은 이닝을 소화해준 투수가 급격하게 무너질리 없다고 판단했다. 상대적으로 싼 몸값도 kt로서는 웃는 부분이다. 최근 외국인 선수 1명을 영입하는데 100만달러 가까운 금액이 나가는게 보통. 이 선수들이 10승 이상의 성적을 내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검증을 마친 옥스프링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또 인지도가 떨어지는 신생팀으로서, 친숙한 외국인 선수를 통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D. 마틴 등에 대해서도 검토를 했다. 하지만 이 젊고 싱싱한 투수들을 제치고 옥스프링이 최종 낙점을 받았다. 분명히 이유가 있는 선택이다. 나이의 약점을 안정감으로 제쳤다. 과연, 옥스프링이 kt 반란의 중심에 설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