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보기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강정호의 무릎 부상이 심각하다는 소식을 들은 코글란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불행한 일이 생겼다. 그가 크게 다쳤다니 정말 끔찍하다. 그에게 사과하고 싶어 편지를 보냈다. 얼른 쾌유하기를 빈다"며 정중하게 사과의 의사를 전했다.
강정호의 표현대로 더블플레이를 방해하기 위해 1루주자가 해당 야수(2루수 또는 유격수)의 1루 송구를 방해하기 위해 '3-피트' 주로 범위 내에서 태클을 하는 것은 정상적인 플레이로 간주된다.
메이저리그 뿐만 아니라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지난 2009년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대표적이다. 2-0으로 앞선 KIA의 6회말 공격 1사 1,2루서 이종범이 2루수 땅볼을 쳤다. 타구를 잡은 SK 2루수 정근우가 베이스커버를 들어온 유격수 나주환에게 토스를 했다. 이어 나주환이 1루로 던지는 순간 1루주자 김상현의 슬라이딩에 다리가 걸리면서 공을 바로 앞에 떨어뜨렸다.
당시 SK 김성근 감독은 수비방해를 주장하며 선수단을 철수시키는 등 강력하게 항의를 하다 퇴장 조치를 받았다. 그러나 당시 김상현의 플레이는 도를 넘지는 않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당시 KBO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김상현은 정상적인 슬라이딩이었다. 왼손이 베이스에 닿았고 왼쪽 다리도 정상적으로 베이스를 향해 들어갔다. 특히 오른쪽 다리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김상현은 바닥에 댄 채 미끄러져 들어갔다. 결코 들지 않았기 때문에 수비방해로 볼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는 나주환이 김상현의 슬라이딩을 피해서 송구를 했어야 맞다. 나주환의 수비 실수다"며 김상현의 슬라이딩이 정당했음을 인정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박진만(당시 삼성 라이온즈)마저도 "1루주자는 슬라이딩할 때 2루 베이스에 터치만 하면 어떠한 플레이도 수비방해라고 볼 수 없다. 그럴 때는 무조건 야수가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상현이 오른쪽 다리를 뻗었지만 손과 발이 베이스를 터치했기 때문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김상현을 옹호했다.
강정호 역시,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 때문에 시즌을 마감하는 큰 부상을 당했지만, 정상적인 상황이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