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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을 걸어가다가 다시 한길에서 만났다.
최종 목적지는 메이저리그. 과정은 비슷한 듯 하면서 전혀 달랐다. 미국으로 바로 건너간 추신수는 마이너리그 부터 착실하게 단계를 밟아 올라갔다. 4년 넘게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2005년 4월 처음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포지션인 우익수 자리에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말린스)가 버티고 있었다. 재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 200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이적한 추신수는 비로소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새 팀에서 부상이 있었고, 슬럼프도 따라왔으나 이를 극복하고,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성장했다. 신시내티 레즈를 거쳐 FA(자유계약선수)가 된 추신수는 2013년 시즌이 끝난 뒤 텍사스와 7년간 총액 1억3000만달러에 계약했다.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고 '아메리칸드림'을 이뤘다. 추신수는 언론매체를 통해 여러차례 마이너리그 시절의 고생담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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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는 잔류를 원했다. 연봉 5억엔을 제시했다. 오사다하루(왕정치) 구단 회장까지 나서 2월 이후에도 기다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야구 4년은 이대호에게 미국으로 가는 징검다리였다. 공교롭게도 친구 추신수가 16년 전 첫발을 디뎠던 시애틀 바로 그 팀이다. 시애틀의 스프링캠프는 이대호에게 익숙한 곳이다. 롯데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피오리아에 위치한 시애틀 캠프에서 훈련했다.
고교 졸업 후 처음으로 같은 무대에 서게 된 둘이지만 위상은 크게 다르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에서 새내기나 마찬가지다. 당장 주전경쟁에서 이겨야 기회가 돌아온다. 연봉도 추신수가 5배 가까이 많다.
추신수의 소속팀 텍사스와 시애틀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조에 속해 있다. 올시즌 19차례 경기가 예정돼 있다. 두 팀은 4월 5일 레인저스의 홈구장인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개막 3연전을 치른다.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가 둘을 불러들였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