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 "내 사전에 '열심히'란 말은 없다"

기사입력 2016-02-23 08:00


올 시즌 5선발이 유력한 두산 베어스 노경은. 사진 제공=두산베어스

최고 시속 154㎞의 강속구, 144㎞까지 찍히는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실밥을 잡고 던지지 않는 무심 패스트볼까지. 노경은(32·두산 베어스)은 한때 무기가 많은 투수였다. 팀 내에서는 물론 KBO리그에서 가장 구위가 뛰어난 오른손 투수였다.

2012년 완봉승만 2차례로 이 부문 1위였다. 시즌 성적은 12승6패 2.54의 평균자책점. 이듬해에도 30경기에서 10승10패 3.84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두 시즌 연속 10승 고지에 오른 토종 에이스. 결국 그는 태극마크를 달아 WBC에도 출전했다. 2003년 프로에 뛰어들어 10년 만에 찾아온 전성기였다.

하지만 2014년 갑작스러운 추락이 시작됐다. 29경기 3승15패 9.03의 평균자책점, 마운드에 설 때마다 무너졌다. 또 지난해 캠프에서 턱 뼈가 부러지는 불운 속에 47경기에서 1승4패4세이브 4.4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화려했던 2년과 악몽같던 2년을 반복한 것. 올해는 어떨까. 노경은은 22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이제 내 사전에 열심히란 말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이맘때 부상을 당했다. 정말 많은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부상이 닥치니 모든 게 다 산산 조각 났다"며 "다쳐보지 않은 사람은 그 기분을 모른다. 이제는 주위에 모든 사물을 조심하게 되더라. 운동할 때도 부상 요소가 있는지 확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명 이 팀 소속인데 소외된 기분이었다. '동료는 다 일본에서 훈련하고 있는데 왜 나만 한국에 남아 몸을 만들어야 하는거지'라는 생각에 견딜 수 없었다"며 "마음이 급했다. 그라운드가 그리웠다"고 회상했다.

현재 노경은은 후배들과 5선발 경쟁을 하고 있다. 시즌이 끝나고 마무리 캠프를 자청해 다시 체계적으로 선발 수업을 받았다. 이 때 그는 2군에서 변화를 준 팔 동작의 완성도를 높였고 투구 밸런스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시리즈 영상도 지속적으로 보며 좋았을 때의 감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그는 "부진했을 당시 무엇이 문제였는지 다 알았다. 공이 홈플레이트 앞에서 '쭈욱' 밀려 들어가는 느낌이 아니라, '픽픽' 가라 앉았다"며 "볼 끝이 없었다. 힘이 없었다. 내가 마운드에 서도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 "나는 한 가운데 던져 맞더라도 내 구위에 자신만 있다면 괜찮다. 그러면 계속 자신 있게, 신나게 던질 수 있다"면서 "하지만 2년 전부터 내 공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 투구 밸런스가 문제인 걸 뻔히 알았지만 고쳐지지 않았다"고 아쉬워 했다.

다행히 지금 밸런스는 2012년과 비슷한 상태다. 동료 유희관도 "호주 캠프에서 (노)경은이 형의 컨디션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 노경은이 확실히 부활할 것이라는 게 그를 지켜본 모든 두산 선수들의 말. 김태형 두산 감독도 "노경은이 5선발을 맡는 게 이상적인 그림"이라면서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했다.


노경은은 "이제 나에게 '열심히'라는 말은 없는 것 같다. 무조건 잘 해야 한다"며 "시범 경기부터 목숨 걸고 던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이 믿고 기회를 주시는데 잘 해야 한다. 무조건 나갈 때마다 잘 던져야 한다"면서 "예전처럼 151~152㎞ 직구가 전광판에 찍힐 지는 모르겠지만 140㎞ 중반대의 평균 시속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지금 좋은 밸런스를 끝까지 유지해 끝이 좋은 공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미야자키(일본)=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