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새 외인 둘, 약점도 강점도 뚜렷하다.

기사입력 2016-02-28 10:55


두산 새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 사진제공=두산베어스.

"지켜보는 단계입니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말이다. 김 감독은 아직은 인상적이지 못한, 새로운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과 타자 닉 에반스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그는 "너무 긴장하는 것 같다. 신인들 같다"고 최근 일침을 가했지만 기술적으로 정확한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정규시즌에 앞서 한 차례 면담을 할 것"이라는 게 전부다.

이를 보는 팬들은 애가 탄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 덕을 전혀 보지 못했고, 이번에 새로 뽑은 선수들조차 캠프에서 모습이 기대 이하이기 때문이다. 요즘 유튜브를 통해 경기를 지켜 본 팬들은 "불안하다"는 얘기만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성급하 판단은 금물이다. 둘 모두 약점만큼 강점도 뚜렷하다. 먼저 보우덴. 전력분석 팀에서는 "퀵 모션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실전에서는 잇따라 도루를 허용하는 문제점을 남겼다. 그는 25일 소켄구장에서 열린 오릭스 전에서 2이닝 3피안타 3실점(2자책)하며 3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당시 1회 아웃카운트 1개를 잡지 못하고 3실점하면서 상대 1번 3번 4번 타자가 모두 뛰어 살았다. 거푸 도루를 허용한 보우덴은 타자가 아닌 주자와 싸우면서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언뜻 보기엔 퀵모션 문제가 아닌 아예 투구 습관을 노출한 채 던지는 느낌이었다. 견제를 할지 타자에게 던질 지가 명확히 구분되는 것이다. 특히 오릭스 4번 브렌트 모렐은 거구이지만, 보우덴이 왼 다리를 들어 올려 스트라이드를 하기 전에 미리 스타트를 끊어 여유 있게 살았다. 그가 2년 전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뛰었고, 오릭스는 세이부와 같은 퍼시픽리그 소속인 점을 봤을 때 오릭스가 이미 보우덴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고 가늠할 수 있는 대목. 빠른 수정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확실한 장점도 있다. 공격적인 몸쪽 승부다. 보우덴은 오릭스전에서 2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모두 스탠딩 삼진이다. 포크볼이 주무기인 그는 타자의 의표를 찌르는 볼배합으로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홈플레이트 안쪽을 절묘하게 파고들며 스트라이크 콜을 얻어냈다. 김태형 감독도 "갖고 있는 공은 좋다. 저 공을 꾸준히 던지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현장에서 투구를 지켜본 두산 고위 관계자도 "타점이 높아 몰리지만 않는다면 직구만 갖고도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선수들도 "주무기 포크볼과 함께 몸쪽 직구라면 삼진을 많이 잡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에반스는 큰 스윙이 문제다. 지나치게 의욕만 앞섰다. 그는 지난해 애리조나 소속으로 트리플A에서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에 17홈런 94타점을 수확했다. 94타점은 트리플A 전체 4위에 해당하는 기록. "홈런을 노리지 않고 타점 수확에만 초점을 맞춰 좋은 기록을 남겼다"는 게 에반스가 구단에 직접 밝힌 비결이다. 두산 스카우트 팀에서도 "테이크 백(뒷 스윙)이 거의 없어 컨택트 능력이 좋다. 타구 방향도 이상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실전에서 변화구에 헛스윙 하는 모습이 잦다. 오른손 투수의 경우 슬라이더에, 좌투수가 나오면 체인지업에 헛방망이질을 하기 바쁘다.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은 있다. 배트 스피드. 외인 타자가 KBO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한 첫 번째 기술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에릭 테임즈(NC)급은 아니지만 평균 이상의 방망이 스피드를 지녔다. 여기에 아직 100%의 몸 상태가 아닌 점으로 봤을 때, "페이스를 끌어 올리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타석에서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이 크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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