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보고받으며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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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의 팔꿈치에 본격적으로 이상이 생긴 건 고치 스프링캠프 막판 때였다. 초반에는 전체적인 컨디션이 좋았다. 로저스는 여느 외국인 선수와는 달리 지난 1월15일부터 시작된 고치 1차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수단과 동행했다. 이어 2월1일에 첫 불펜 피칭을 했다. 원래 로저스는 더 일찍 불펜 피칭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피력했지만, 고치의 쌀쌀한 날씨 등을 감안해 오히려 코칭스태프가 말릴 정도였다.
하지만 오키나와로 이동하기 직전에 팔꿈치에 통증이 발생했다. 한화는 즉시 요코하마 미나미 공제병원으로 보내 검진을 받게 했는데,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도 조심하는 차원에서 로저스는 오키나와에서는 불펜 피칭을 하지 않은 채 체력 강화 위주의 훈련 스케줄만 소화했다. 물론, 연습경기 등판도 건너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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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더 중요한 건 현재 훈련 과정상 로저스의 시즌 개막전 또는 홈개막전(5일 대전 넥센전) 선발 등판은 어렵다는 것이다. 리허설 과정을 거치지 못해서다. 보통 선발투수들은 시범경기 초반부터 실전에 나와 투구수를 순차적으로 늘려가는 일종의 리허설 과정이 필요하다. 시범경기에 최소 3차례 정도 등판하는 게 일반적이다. 적게는 3이닝(투구수 40~50개) 정도부터 시작했다가 5이닝 이상까지 던져봐야 정규시즌에 페이스를 완전히 맞출 수 있다. 로저스는 지금 이 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설령 로저스의 팔꿈치 상태가 급격히 호전돼 당장 실전에 나설 정도가 됐다고 해도 역시 개막 초반 투입은 어렵다. 일단 리허설 과정이 부족한데다 한 차례 통증이 생겼던 만큼 팀 차원에서 오히려 페이스를 늦출 공산이 크다. 이왕 개막 시점 투입이 어렵다면, 오히려 템포를 더 늦춰 보다 완벽한 상태로 기용하는 게 장기적으로 이득이다. 급하게 썼다가 통증이 더 크게 재발한다면 시즌 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시즌 초반 '로저스 공백'에 관해 김성근 감독은 어떤 대안을 만들어뒀는 지, 그리고 로저스는 과연 언제쯤 팀의 에이스로서 활약할 수 있을 지가 한화의 시즌 초반 운명을 좌우하는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