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의 위기. 시즌 초반 2승11패로 최하위에 몰린 한화 이글스가 처한 상황이다.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제 겨우 전체 시즌의 9%에 불과한 13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이 시기에 섣부른 처방은 오히려 팀을 더 어지럽게 만들 수 있다.
|
그렇다면 지금 기댈 것은 몇 안되는 '장점'의 극대화다. 2승11패의 와중에도 그나마 타선이 중간은 한다. 한화의 팀 타율만은 2할7푼2리로 전체 5위다. 결국 타선으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게 승리 확률을 조금은 더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히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 여러 수치들이 그 개선점을 가리킨다. 바로 득점권 타격이다. 여기서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팀 타율이 5위임에도 득점력이 턱없이 낮다는 게 근거다. 한화의 팀 득점과 타점은 각각 47점, 43으로 가장 낮다. 잔루도 108개로 리그 최다.
|
이런 극명한 차이는 득점권의 공격 성향에서 나온다. 올 시즌 넥센은 10개 구단 중 득점권 타율(116타수 38안타, 타율 0.328)이 최고다. 반면 한화(132타수 28안타, 타율 0.212)는 리그 꼴찌다. 이 차이는 지금의 순위 차이에 큰 영향을 미쳤다. 넥센의 잔루가 한화와 비슷했던 건 단지 1루 주자들이 조금 더 많이 남았던 것 뿐이다.
또한 득점권 상황에서 넥센 타선이 병살타를 2개 밖에 치지 않은 반면, 한화는 무려 7개나 쳤다. 여기에 연관된 의미있는 스탯이 있다. 득점권 상황에서의 '땅볼/뜬공' 비율이다. 리그 평균치는 1.07인데, 넥센은 0.73이고 한화는 1.83이다. 이는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넥센 타자들은 땅볼보다 뜬공을 많이 쳤고, 한화 타자들은 거의 2대1에 가까운 비율로 땅볼을 많이 쳤다는 걸 뜻한다.
어차피 적시타가 아니라면 땅볼보다는 뜬공이 좀더 효율적인 팀 배팅이다. 외야 뜬공은 적어도 병살 확률은 줄여준다. 대신 아웃카운트를 1개만 늘리면서 주자의 진루 혹은 득점을 이끌어낼 가능성은 크다. 넥센의 득점권 희생플라이(4개)가 한화(1개)보다 많은 게 증거. 이에 반해 땅볼은 상대 내야수비가 탄탄할 경우 병살타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득점권에서 한화의 병살타가 리그 최다(7개)인 이유다.
결국 한화 타선은 득점권 상황에서 보다 집중력있는 팀 배팅을 할 필요가 있다. 적시타를 보다 많이 치는 게 최우선이지만, 그게 어렵다면 가능한 공을 띄우는 스윙이 필요할 듯 하다. 확실한 건 지금으로서는 타선의 힘이 한화가 지닌 유일한 무기라는 점이다. 그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