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주루 플레이가 이상하다. 특히나 2루에서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종종 어처구니없는 주루사가 발생한다. 시즌 초반 한화의 극심한 부진 가운데에는 주루플레이의 영향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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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자는 타구의 최종 낙구지점을 확인하고 움직일 필요가 있다. 행운의 안타가 된다면 1사 만루의 더 좋은 득점 기회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2루주자 김태균은 다른 생각을 한 듯 하다. 8, 9번 하위타선에서는 절대로 득점타를 뽑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김경언의 짧은 타구에 득달같이 뛰어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했다.
하지만 김경언의 타구는 전력질주한 삼성 중견수 배영섭의 글러브에 떨어졌다. 이미 3루베이스까지 지나친 김태균이 2루로 돌아가기엔 늦어버렸다. 배영섭은 마치 캐치볼하듯 가볍게 2루로 송구해 마지막 세번째 아웃카운트를 늘리고 이닝을 끝낸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바바 토시후미 3루 주루코치의 역할에도 의문이 든다. 달리는 김태균은 자신의 뒤쪽에서 벌어지는 삼성 중견수의 플레이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3루 베이스 왼쪽에서 그라운드를 정면으로 보는 바바 코치는 타구 판단을 정확히 할 수 있다. 애초에 김태균이 2루에서 스타트를 끊을 때 웨이팅 신호를 보냈어야 한다. 하지만 바바 코치 역시 타구가 잡히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듯 하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바바 코치가 올해부터 3루 주루코치로 나간 뒤 납득하기 어려운 주루플레이가 자주 나왔다. 지난 4월30일 대전 삼성전에서도 2-5로 뒤지던 7회말 2사 만루에서 나온 정근우의 좌전적시타 때 2루 주자 차일목이 무리하게 홈으로 들어오다가 허무하게 아웃됐다. 4월8일 창원 NC전때도 7회 김경언이 3루에서 오버런하다가 아웃된 적도 있다. 이때의 주루 판단은 모두 바바 코치가 했다. 타팀 외야진의 수비능력이나 한화 주자들의 러닝 능력에 관해 근본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아니면 주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한화가 아주 어렵게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도 주루플레이로 이걸 날려버리는 케이스가 종종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시급하다.
포항=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