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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표현이지만, 야구로 보여줄 일만 남았다.
모든 트레이드가 그렇듯 당장 누가 이득을 봤는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한화 이글스 트레이드 때 곁가지로 언급됐던 김광수(KIA)가 펄펄 날고 있듯 승자와 패자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두산도 4년 전 오재일과 이성열을 맞바꿨을 때 온갖 비난을 받다가 지금은 오재일이 팀의 4번 타자로 우뚝 서지 않았는가. 빠르면 1년 안에, 늦으면 5년 이상 뒤에야 나타나는 게 트레이드 효과다.
핵심은 둘 모두 변화가 필요했다는 사실이다. 노경은은 4월 말 구단과 갈등 관계에 놓였고, 고원준은 몇 년 동안 1군 핵심 멤버로 자리매김 하지 못했다. 과연 얼마나 더 기회를 줘야 하나. 이 선수를 언제, 어떻게 써야하나.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었다.
일단 노경은과 고원준은 새 팀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롯데에는 김성배 최준석 등 두산에서 뛰던 선수가 있고, 두산에도 장원준 오장훈 등 롯데 출신 선수가 꽤 된다. 둘 역시 친정팀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제2의 야구 인생을 위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잘 아는 한 야구인은 "현재 두산은 1위를 질주 중이지만 불펜진이 두텁지 않다. 롯데도 5선발 체제가 구축되지 않아 좀처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다"며 "서로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트레이드"라고 의견을 보였다. 아울러 "이번 트레이드는 김태형 감독과 조원우 감독의 각별한 사이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노경은과 고원준 모두 잘 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무조건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