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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투저는 이제 KBO리그에선 트렌드가 아닌 법칙이다. 공인구를 통일해 반발계수를 제어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타자들의 체격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프로생활 5년 정도면 몰라보게 다부진 체격에 파워업을 경험한다.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반면 투수들의 신무기는 제한돼 있다. 어깨는 단련시키는데 한계가 있고, 변화구 구종 개발도 해법이 아니다.
나머지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평균자책점은 시즌이 깊어질수록 상대적으로 나빠지는 경우가 더 많다.
지난해는 양현종이 2.44로 유일한 2점대 투수였다. 역대로 3점대 평균자책점 1위는 2003년 바워스(3.01), 2014년 밴덴헐크(3.18)로 두 차례였다. 올해는 외국인 투수들이 분전하고 있지만 2점대로 평균자책점을 끌어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10개구단 공히 타선은 다소 업다운이 있어도 한경기에서 5점 이상은 느끈히 올릴 수 있는 힘이 있다. 투수들은 점점 궁지에 내몰리고 있다.
다득점 경기가 꼭 나쁜 것은 아니다. 팽팽한 가운데 치고받는 5점, 6점은 관중의 박수를 이끌어낸다. 한데 7점, 8점, 10점, 15점이 마구 양산되면 맥이 풀릴 수 있다. 막을 점수는 막는 것도 야구의 기본이다. 명품 투수전도 야구의 묘미중 하나다. 과유불급, 뭐든 지나쳐서 좋을 건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