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능 KBO 총재, 통합 아마야구까지 접수할까

기사입력 2016-06-14 06:20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2016 프로야구 두산과 삼성의 개막전에 앞서 KBO 구본능 총재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4.01.

대구의 새 야구장인 삼성라이온즈 파크 개장식 행사가 19일 열렸다. 구본능 KBO 총재가 개장 퍼포먼스로 시타를 하고 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오는 22일부터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펼쳐지고 다음달 1일 오후 7시 개막전인 삼성과 두산의 첫 공식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3.19/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야구계 통합의 전면에 나설까.

KBO가 아마야구를 산하에 두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KBO 주도 하의 야구계 통합을 구상하고 있는 가운데, KBO가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낼 지 관심이다. 문체부 제안대로라면 프로종목 단체인 KBO가 통합 아마야구협회를 접수해 관리운영하는 형태가 된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형식이다. 그만큼 아마야구 정상화가 시급한데, 야구계의 맏형격인 KBO 외에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따른 가능성 모색이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내부 기류는 부정적이다. 아무리 대한야구협회가 표류하고 있다고 해도, 프로종목 단체인 KBO가 나설 일은 아니라는 게 기본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골치아픈 아마야구 문제를 KBO에 떠넘기려 한다'고 보고 있다.

대한야구협회의 파행이 '비정상'을 불렀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3월 25일 임원들의 비리 의혹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던 대한야구협회가 정상 운영이 어렵다고 보고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아마야구계를 넘어 한국야구 전체로 봐도 굴욕적인 상황에 처한 것이다. 대한체육회가 지난 4월 중순 대한야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했는데, 경기실적 허위 발급과 임원의 부당한 법인카드 사용, 회의록 조작 등이 사실로 확인됐다.

대한야구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됨에 따라 전국야구연합회(생활체육), 한국소프트볼협회와 통합 작업도 중단됐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산하에 있던 대다수 단체가 통합했는데, 아마야구는 빠졌다.


사진제공=대한야구협회
KBO 입장과는 상관없이 문체부와 일부 체육계 인사들은 토론회 등을 통해 야구계 통합 리더십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한야구협회와 전국야구연합회, 한국소프트볼협회가 통합해 KBO 총재를 수장으로 추대하는 방안이 나왔다. 이렇게 되면 구본능 KBO 총재가 통합 아마야구협회장직을 겸하게 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KBO 인사가 아마협회 이사를 겸해 조직을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현 상황에서 아마야구를 바로세울 수 있는 조직은 KBO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KBO는 아마와 프로라는 전혀 다른 조직의 특성, 상황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얘기한다. 아마야구계가 정부 주도하에 손을 내민다고 해도,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다는 불신한다. 그동안 재정적인 어려움, 리더십의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대한야구협회에 도움을 줬는데 분위기에 휩쓸려 입장이 돌변하곤 했다는 게 KBO의 설명이다. 양 총장은 "신중하게 판단해야할 문제다. 문체부안대로 간다면 아마야구쪽에서 재정지원 요청이 쇄도할 텐데 감당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KBO는 오랫동안 프로야구의 '젖줄'인 아마야구를 지원하고,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아마야구계와 다양한 형태로 협업을 했다. 그러나 KBO가 사실상 아마야구를 흡수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그렇다고 정부를 의식해야하는 처지에서 이 문제를 외면하거나 무시하기도 어렵다. 명확하게 "노(NO)"를 말하지 못하는 KBO가 어떤 선택을 할 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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