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야구계 통합의 전면에 나설까.
대한야구협회의 파행이 '비정상'을 불렀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3월 25일 임원들의 비리 의혹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던 대한야구협회가 정상 운영이 어렵다고 보고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아마야구계를 넘어 한국야구 전체로 봐도 굴욕적인 상황에 처한 것이다. 대한체육회가 지난 4월 중순 대한야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했는데, 경기실적 허위 발급과 임원의 부당한 법인카드 사용, 회의록 조작 등이 사실로 확인됐다.
대한야구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됨에 따라 전국야구연합회(생활체육), 한국소프트볼협회와 통합 작업도 중단됐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산하에 있던 대다수 단체가 통합했는데, 아마야구는 빠졌다.
|
하지만 KBO는 아마와 프로라는 전혀 다른 조직의 특성, 상황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얘기한다. 아마야구계가 정부 주도하에 손을 내민다고 해도,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다는 불신한다. 그동안 재정적인 어려움, 리더십의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대한야구협회에 도움을 줬는데 분위기에 휩쓸려 입장이 돌변하곤 했다는 게 KBO의 설명이다. 양 총장은 "신중하게 판단해야할 문제다. 문체부안대로 간다면 아마야구쪽에서 재정지원 요청이 쇄도할 텐데 감당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KBO는 오랫동안 프로야구의 '젖줄'인 아마야구를 지원하고,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아마야구계와 다양한 형태로 협업을 했다. 그러나 KBO가 사실상 아마야구를 흡수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그렇다고 정부를 의식해야하는 처지에서 이 문제를 외면하거나 무시하기도 어렵다. 명확하게 "노(NO)"를 말하지 못하는 KBO가 어떤 선택을 할 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