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경쟁은 비정한 싸움판이다. "우리 서로 같이 잘해보자"같은 덕담이 성립될 수 없다. 레귤러, 주전선수는 1명 뿐이다. 다른 경쟁자는 백업이 될 뿐이다. 그래서 팀워크와는 별도로 포지션 경쟁을 하는 선수들 사이에는 '너의 불행은 나의 행복'의 법칙이 성립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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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해 한화 주전 유격수는 강경학이였다. 지난해 120경기에 나왔는데 이중 총 98경기에서 선발 유격수로 나와 팀내 포지션 최다 출전기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초부터 입단 1년 후배인 하주석에게 완전히 밀려버렸다. 스프링캠프 때만해도 이렇게 격차가 벌어지리라고는 예상되지 않았다. 서로 출전 기회를 나눠가지며 경쟁할 것으로 보였다. 강경학은 강경학대로, 하주석은 하주석대로의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범경기부터 하주석의 강력한 장점이 주목받았다. 하주석은 타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무엇보다 파워가 있다. 하위타선에서 장타 혹은 홈런을 때려내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시즌 초부터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올해 59경기에 나온 하주석은 타율 2할8푼2리에 6홈런 28타점, 장타율 4할3푼6리로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하주석이 다쳤다. 허벅지 부상으로 지난 17일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한화 구단측은 완치에 3~4주가 걸린다고 밝혔다. 한 달 가량 공백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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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새로 얻은 기회에서 강경학은 더욱 정교하고 안정된 수비를 보여야할 필요가 있다. 타격도 하루 아침에 나아지진 않겠지만, 치밀한 전략과 각오를 갖고 임해야 한다. 아웃이 되더라도 투구수를 늘리게 하는 식으로 확실한 자기 캐릭터 및 타격 전략 구축이 필요하다. 이런 모습이 한 달간 지속된다면 입지는 달라질 수 있다. 강경학의 반격이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