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전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사실상의 빈자리. 젊은 후보가 넘쳐나는데, 누구도 깊게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KIA 타이거즈의 유격수 포지션이 그랬다. 기대가 컸던 유망주는 들쭉날쭉 안정감을 주지 못했고, 수비가 좋은 내야수는 타격이 부족했다. 여러 선수가 오고가는 동안 코칭스태프의 고민도 이어졌다.
올시즌 유격수 선발 출전을 경험한 타이거즈 선수는 김주형부터 강한울 박찬호 최병연 고영우까지 총 5명이다. 20일 현재 강한울이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118타석, 김주형이 102타석, 고영우가 22타석, 박찬호가 4타석, 최병연이 3타석에 섰다. 타격적인 능력만 놓고보면 김주형이 가장 좋은데, 요즘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고영우(26)다.
|
그런데 요즘 고영우는 빈자리를 채우는 대체요원이 아닌, '주전 유격수'다. 20일 현재 39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리(33타수 10안타), 4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10안타를 때렸는데, 한시즌 개인 최다 기록이다. 최근 선발 출전이 늘었다.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선발로 나선 6경기 중 5경기에서 안타를 쳤다. 18타수 6안타 타율 3할3푼3리에 2타점, 2득점, 2도루. 안정적인 수비는 기본이고, 공격 기여도도 높았다.
|
물론, 아직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확실하게 잡아 끌 능력, 꾸준함이 필요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고영우가 앞으로 보여줄 게 많다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대로 고영우의 동생은 kt 위즈의 언더핸드스로 투수 고영표(25)다. 올시즌 27경기에서 1승3패5홀드, 평균자책점 5.97을 기록한 동생은 필승조의 일원으로 입지를 굳혔다.
고영우가 주전으로 도약한다면, 형제간의 맞대결을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