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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신인 드래프트 8라운드 69순위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해 올해 처음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일찌감치 4선발로 낙점을 받았지만, 그를 주목한 야구인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프로 5년차 이 중고신인 투수가 지금 KBO리그를 뒤흔들리고 있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는 "보통 제구력 좋은 투수를 얘기할 때, 공을 스트라이크존에서 1개 정도 넣다뺐다 한다고 하는데, 신재영은 공 반개로 이게 가능하다"고 했다. 신재영을 상대로 안타보다 볼넷을 얻어내는 게 더 어렵다.
2013년 다이노스에서 히어로즈 트레이드. 사실 신재영은 트레이드의 중심 선수는 아니었다. 단국대 재학시절부터 그를 지켜봤던 구단은 잠재력을 보고 트레이드 명단에 올렸다. 그런데 이적이 신재영 야구인생을 바꿔놓았다.
신재영을 2년간 지켜본 유승안 감독은 "우리팀에 있는 동안 한번도 등판 일정을 거른 적이 없다. 2년간 몸이 아프다는 애기를 한번도 안 했고, 심지어 감기조차 안 걸렸다"며 "나중에 소소하게 안 좋은 데가 있었다는 애기를 들었는데, 내색을 안 한 것이었다"고 했다. 체질적으로 타고난 부분도 있지만, 자기관리가 철저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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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은 "언더핸드스로 선발이 필요해 부탁을 드렸다. 유승안 감독님이 너무 좋은 투수로 만들어주셨다. 감사한다"고 했다.
보통 투수의 능력을 평가할 때 스피드를 먼저 볼 때가 많다.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0km 남짓. 신재영은 빠른 공을 던지는 파워피처가 아니고, 제구력에 강점이 있다. 이런 유형의 투수는 컨트롤이 흔들리면 난타를 당한다. 그는 제구력 투수의 정형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
유승안 감독은 "같은 변화구를 똑같은 코스에 던진다고 공이 다르다. 스피드에 변화를 줘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타자가 편하게 상대할 수 없게 만든다"고 했다. 그렇다고 유인구로 도망가는 피칭을 하는 것도 아니다. 씩씩하게 정면승부를 하면서 경기를 주도적으로 끌어가다보니 투구수가 적다. 그가 선발로 등판한 경기는 다른 투수의 경기보다 일찍 끝날 때가 많다.
마운드에 나홀로 서 경기를 끌어가는 투수. 중압감이 크다. 이런 특성 때문인지 투수는 자기 중심적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런데 신재영은 조금 다르다는 얘기를 듣는다. 유승안 감독은 "투수보다는 포수 스타일에 가까운 성격이다. 상대를 배려할 줄 알고 동료들과 잘 어울린다. 인성이 참 좋아 모두에게 환영받는 선수다"고 했다.
페넌트레이스를 절반도 소화하지 않았는데 벌써 10승. 지금같은 페이스라면 최다승 등 몇가지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 것 같다. 신인왕을 넘어 시즌 MVP 수상까지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