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그라운드 '일사병 주의보'…대처법은?

기사입력 2016-08-15 11:05


 ◇지난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KIA와 두산의 경기 4회 시작 직전 김풍기 주심이 건강이상으로 교체됐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최근 프로야구 김풍기 심판이 호흡 곤란 증세로 경기중 교체됐다. 무거운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하는 심판들에게 최근의 폭염은 혹독 그 자체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여름 경기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던 한화 이글스 이용규나 수비 도중 쓰러졌던 두산 베어스 오재원의 경우도 폭염이 원인이었다. 프로야구 뿐 아니라 무더위에도 경기를 강행해야 하는 운동선수들이나 공사현장 등 실외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일사병 위험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일사병 증세가 생기면 빠른 응급처치가 필수다. 임지용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일사병에 대한 대처법을 알아봤다.

일사병 대처 1순위는 '체온 내리기'

최근 많은 프로야구 구단이 낮훈련을 생략하는 등 폭염 대비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은 여전하다.

일사병, 열사병 등은 뜨거운 장소에 오래 있거나 직사광선을 오래 쬐게 되면, 뇌의 체온 조절 중추가 조절 기능을 잃어서 생긴다. 두통이나 어지럼증·무기력감·빈맥(맥박이 빨라지는 현상)등의 증상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의식이 있으면서 땀을 흘리는 경우를 일사병이라고 한다. 이 경우, 우선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기고 몸을 시원하게 해줘야 한다. 몸에 물을 뿌려서 부채 바람으로 증발시키거나, 목·겨드랑이 등에 차가운 것을 대는 것이 좋다. 수분 섭취도 중요한데, 의식이 없거나 토할 것 같은 증상이 있는 상태를 제외하면 물을 마시게 해야 한다. 상태가 심해져 체온이 40℃를 넘고 경기·발작·피부 건조 등을 동반하면 열사병인데, 특히 의식을 잃은 경우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시간을 끌다가 혈액 응고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어린이, 고령인 경우 더 주의해야 한다.

직사광선만 피한다고 일사병 예방 안돼

보통 일사병을 피하려면 지나친 일광노출을 삼가는 게 우선이다. 특히 맑은 여름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의 강한 햇빛은 피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실외에서 일을 해야 한다면 햇빛을 가릴 수 있는 모자나 양산이 필수다. 단, 우리나라의 더위는 높은 습도를 동반하기 때문에 햇볕이 없는 곳이나 저녁시간에도 조심해야 한다. 고온 건조한 곳에서는 그늘에 가면 시원하지만, 습도가 높은 곳에서는 햇빛을 직접 받지 않더라도 더위를 계속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경기가 저녁때 열려도 선수들이 괴로운 이유다. 따라서 땡볕이 아닌 실내라도 기온이 높은 곳에서 오래 머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한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탈진을 막을 수 있다. 운동선수들이 많이 마시는 이온음료는 흡수는 빠르지만, 당분 때문에 혈당이 높아질 우려가 있어 맹물을 마시는 게 더 안전한 방법이다. 한편 시중에 많이 나와있는 차가운 스카프나 조끼 등은 시간이 지나면 위생상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잘 관리해야 한다. 지나치게 장시간 착용은 삼가고, 특히 피부에 닿는 부분은 면 재질로 된 것이 좋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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