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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들을 사로잡자.'
일본도, 네덜란드도 아직 최정예 멤버가 아니라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갔지만, 대표팀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네덜란드 선수들의 야구 수준 때문이었다.
이순철 코치는 "네덜란드는 보통이 아닌 팀이다. 특히 타자들의 수준이 높다. 평가전에서 1번 타자로 나선 중견수 크리스토퍼 갈리아는 2루 땅볼을 치고 쉽게 내야 안타를 만드는 스피드를 가지고 있더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A조인 이스라엘 역시 만만치 않다. WBC는 부모나 조부모의 국적에 따라 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유대인 출신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포함되면 미국 대표팀과 다를 바 없어진다.
보통 국제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의 최대 경계 대상은 일본 그리고 미국과 남미팀들이다. 대부분 프로에서 활약하는 정상급 선수가 많은 팀들이다. 유럽은 경계 대상에서 언제나 가장 마지막 순서였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유럽팀 선수들에게도 분명한 동기 부여가 생겼다. 바로 스카우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쇼케이스' 무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프리미어12가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사례다. 미국 대표팀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우완 투수 지크 스프루일(27)은 한국전에 선발 등판해 타자들을 압도하는 호투를 펼쳤다. 인상적인 투구였다. 이때 KIA의 스카우트가 대만을 직접 찾아 대표팀을 지켜보고 있었다. 프리미어12에서의 활약이 KBO리그 입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역으로 한국 대표팀 선수들도 WBC나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그동안 열린 국제 대회를 통해 외국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었다.
자국 리그에서 뛰는 유럽 선수들은 대부분 해외 진출을 원한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나라 스카우트와 리그 관계자들이 모이는 국제 대회는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다.
물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플레이에 세밀함이 떨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최고의 해외 진출 기회인 것만은 분명하다. 프리미어12에 이어 다시 한 번 정상을 노리는 김인식호가 주의해야 할 변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