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최대어 최형우 행선지 오리무중, 받을 팀이 없다

최종수정 2016-11-20 09:22

◇FA최대어 최형우. 지난 14일 2016 KBO 시상식에서 최다안타상 타점상 타격상을 받은 최형우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14/

FA최대어 최형우의 최종 목적지가 오리무중이다. 겉으로 보기엔 받을 팀이 없다. 구단 관계자들은 표면상으로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현재로선 흥미를 갖고 계산기를 꺼내는 팀도 원소속팀 삼성 라이온즈과 KIA 타이거즈 정도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메이저리그발 소식들은 전망을 혼돈으로 밀어넣고 있다.

최형우에게 확실한 관심을 표명한 팀은 현재로선 삼성 하나다. 삼성은 이미 몇 차례 최형우가 만나 의견을 나눴다. 최형우는 밖으로 나가 자신의 가치를 알아보고, 메이저리그 등 해외진출 타진도 해보겠다고 시장으로 몸을 던진 상태다. 다른 팀들은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최형우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우선은 몸값이다. 최형우는 몇 년전 전지훈련지에서 120억원 얘기를 꺼낸 적이 있다. 최고대우를 향한 자신의 노력은 계속된다는 취지였다. 얼마인가 보다는 그만큼 높은 개인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는 뜻이었다. 당시만해도 너무 많은 금액이라는 얘기가 다수였고 역풍이 불어 최형우도 구체적 금액은 중요치않다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이미 시장은 달궈졌다. 최형우는 "금액도 상당히 중요하다. 나는 지금까지 이뤄놓은 것이 없다. 도전만큼이나 지금까지의 노력에 대해 어느정도의 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역대 최고액에서도 몇 걸음 더 나아가야 최형우의 마음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부담감과 쏟아지는 주위 관심이다. 최형우를 영입한다는 것은 즉각 우승에 도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30대 중반의 거포는 최고의 창이다. 수비나 베이스러닝의 마이너스를 덮고도 남는다. 최형우를 데려오면 즉시 성적을 내야 한다. 투자 후 성적이 나지 않으면 그만큼 비난은 두배, 세배가 된다.

역대 최고액 계약을 하게되는 경우 쏟아지는 관심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여기저기 눈치보이는 곳이 많다. 특히 모기업 사람들로서는 다소 불편한 시선을 가질 수 있다.

두산 베어스는 최형우를 데려올 이유가 크게 없다. NC 다이노스는 팀분위기로 나설 시점이 아니다. LG 트윈스는 리빌딩이 한창 진행중이다. 자생구단 넥센 히어로즈는 그럴만한 투자여력이 없다. SK 와이번스 관계자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강한 어조로 "그럴 일 절대 없다"고 했다. 한화 이글스는 이미 FA시장에서 발을 뺐다. 롯데 자이언츠는 외부FA 영입은 없다는 입장이다. kt위즈는 100억원이 넘는 큰 돈을 뿌리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최근 정치적으로 모기업이 언급되고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 KIA 타이거즈는 말을 아끼면서도 과도한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이다. 최형우의 삼성 잔류 또는 메이저리그행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최형우는 지난달만 해도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비슷한 경우가 지난해 김현수다. 김현수 역시 두산이 거액을 안겨줄거라 기대했지만 온도차가 있었고, 가볍게 생각했던 메이저리그에서 나쁘지 않은 계약조건을 내걸었다. 얼떨결에 빅리그에 도전했지만 빠른 시일내에 적응하면서 화려한 변신을 했다. 최형우의 메이저리그행도 급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김현수와 마찬가지로 최형우도 포스팅 시스템이 아닌 완전FA로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기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시즌 내내 나돌았던 KIA 계약설에 대해 KIA구단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탬퍼링(사전접촉금지) 조항이 사라진 지금 사전비밀계약은 선수도 구단도 원할 이유가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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