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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시대'를 KIA 타이거즈와 최형우가 열었다. 역대 최고 몸값을 안기면서 구단이 원했던 것은 무엇일까.
금기의 벽을 깨면서 KIA가 얻고 싶었던 효과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KIA는 타선에 대한 갈증이 심했다. 2009년 김상현-최희섭 동반 효과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줄곧 타선이 약했다.
올 시즌 KIA 타선을 살펴봐도 김주찬 나지완 이범호가 지키는 중심 타선은 강했으나, 상하위 타선은 기복이 심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많아 안정감이 떨어졌다. KIA는 최형우 영입과 외국인 타자 교체로 지난 몇 년의 고민을 해소하려 한다. 타선에 새로운 2명이 포함되면서 선수층은 훨씬 두꺼워졌다.
타격에 일가견이 있는 김기태 감독도 "기술적인 부분에서 뛰어난 타자는 우리 팀에 이범호, 김주찬 둘 정도뿐"이라며 아쉬움을 늘 지니고 있었다. 최형우 영입이 단박에 우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지라도, 이런 부분들이 채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조심스럽기도 하다. KIA는 "최형우와 100억원의 계약을 맺은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단이 부담할 수 있는 내에서 계약을 제시하고, 선수가 자유 의지로 계약을 받아들인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시국에 허탈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많은 상황에서 역대 최고 계약을 발표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분명히 있었다. 구단도 고민했던 부분이다.
그만큼 최형우가 필요했다. 내년이면 김기태 감독 부임 3년차, 계약 마지막 해다. 지난 2년간 김 감독은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새로운 얼굴을 끊임없이 발굴하면서 5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도 이끌었다. 2017년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와 눈높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결국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이 전제 조건이다.
100억 시대를 앞장서 열면서 KIA가 원했던 그림도 마찬가지다. 수 년간 받았던 약체 평가를 뗄 수 있는 최고의 찬스. 탐나지 않을리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