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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갤러리 오니깐 잘 치네." (이범호가 송광민에게)
하지만 기대했던 호쾌한 샷은 없었다. 선수들도 "즐기는데 목적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왕 여기까지 온 것 많이 치는 게 남는 장사"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도 그럴 만 한 게 양의지는 이번이 두 번째 라운드였다. "그간 스크린 골프만 쳤다. 이 대회를 위해 최근 딱 한 번 필드에 나가봤다"는 게 양의지의 말이다. 구력만 따지면 어느덧 14년이 된 김태균도 "1년에 2~3번 칠까 말까다. 실력이 도통 늘지 않는다"며 "잘 치려하기보다 즐기고 있다"고 쿨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김태균과 양의지가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골프채를 잡은 햇수로만 따지면 프로와 리틀야구 선수의 차이이지만 기량은 엇비슷했다. 가장 안정된 골프 스윙을 지닌 이범호는 "우열을 가리지 힘들다. 둘이 똑같다"고 했다. 송광민도 "(김)태균이 형이 구력만 따지면 최고인데"라고 놀렸다.
그래도 둘 모두 간간이 깜짝 놀랄 샷을 선보였다. 제대로 걸리면 쭉쭉 뻗어나갔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선보이던 김태균은 4명 중 비거리 1위였다. 가장 긴 레이크 7번홀에서 압도적으로 멀리 쳤다. "제가 승부처에서 역시 강하지 않습니까. 한 번 걸리면 이렇게 됩니다." 양의지는 '초보'가 하기 어렵다는 파에 성공했다. "조금씩 감이 오네요. 제가 파를 할 줄이야." 그 장면을 지켜본 이범호는 "야구할 때 안 칠 것같이 하면서 친다. 골프도 똑같다. 잘 못한다고 하면서 잘 한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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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력 1위 김태균은 능청스럽게 취재진의 대답을 피했다. '오늘 스코어가 어땠냐'고 묻자 "에이~뭘 그런 걸 물어보세요. 재미있게 쳤다"라고 했다. 서둘러 자리를 피한 그는 "잘 쳤습니다"라고 씨익 웃었다.
춘천=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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