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하이 김태균, 이승엽의 11번째 GG 저지할까

기사입력 2016-12-05 21:19


삼성 이승엽이 생애 통산 11번째 골든글러브를 차지할 수 있을까.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을 수상한 이승엽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KBO가 5일 골든글러브 포지션별 후보자 45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오는 13일 오후 4시40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KBO리그 출입기자, 중계 담당 PD, 아나운서, 해설위원 등 미디어 관계자들이 9일 오후 5시까지 투표한 결과가 이날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매년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을 놓고 갑론을박이 펼치지곤 했는데, 이번에도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포지션들이 많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11번째 수상을 달성할 수 있을 지가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은다. 이승엽은 지난해를 포함해 통산 10번의 황금장갑을 받았다. 역대 1위다. 1997~2003년까지 1루수 부문서 7년 연속 수상했고, 일본 프로야구에서 돌아온 뒤 2012년과 2104~2015년 지명타자 부문을 석권했다. 이번에도 이승엽은 지명타자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승엽은 올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리, 27홈런, 118타점을 올렸다. 20~30대 젊은 후배들에 밀리지 않는 파워와 정확성을 뽐내며 홈런 공동 8위, 타점 6위를 마크했다. 이승엽은 지난해 132경기에서 타율 3할3푼2리, 26홈런, 90타점을 때리며 246표를 얻어 롯데 자이언츠 최준석(77표), NC 다이노스 이호준(35표)을 물리치고 지명타자 부문을 차지했다.


올시즌 타율과 타점, 안타에서 커리어하이를 이룬 한화 김태균이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린다. 지난달 KBO 시상식에서 출루율상을 차지한 김태균. 허상욱 기자
그러나 이번에는 경쟁이 만만치 않다. 객관적인 성적에서 한화 이글스 김태균이 앞서 있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할6푼5리, 23홈런, 136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75) 1위, 타율과 타점, 안타 2위, 장타율 10위에 오르며 이승엽을 누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김태균은 이승엽이 일본에 가 있던 2005년과 2008년 두 차례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다.

김태균은 일본에서 돌아온 2012년 1루수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타율(0.363)과 출루율(0.474) 2관왕을 차지하고도 홈런-타점왕에 오른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에 밀려 쓴 맛을 봤다. 2013년과 2014년에도 1루수 부문 후보로 나섰으나 역시 박병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어느 포지션에도 후보 명단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확실한 성적표를 받아든 만큼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

지명타자 부문에는 LG 트윈스 박용택도 명함을 내밀었다. 타율 3할4푼6리, 11홈런, 90타점을 기록한 박용택은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 뒤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데 큰 공을 세운 점을 내세울만하다. 또다른 후보인 KIA 타이거즈 나지완과 두산 베어스 에반스는 전체적인 활약상에서 경쟁자들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3루수 부문도 지명타자 못지 않은 격전지다.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른 SK 와이번스 최 정이 가장 앞서 있는 형국이지만, 롯데 황재균과 KIA 이범호도 커리어 하이를 이룬만큼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 최 정은 40홈런이라는 강력한 명함을 내밀고 있다. 황재균은 3할3푼5리의 타율과 113타점 말고도 25도루 등 공격 전부문에 걸쳐 고른 성적을 냈다. 이범호는 타율 3할1푼, 33홈런, 108타점을 올리며 생애 처음으로 30홈런-100타점 반열에 올랐다. 통산으로는 이범호가 2차례(2005~2006년), 최 정이 3차례(2011~2013) 수상했고, 황재균은 아직 황금장갑이 없다.


2루수 부문은 한화 정근우와 넥센 서건창의 2파전 양상이다. 정근우는 138경기에서 타율 3할1푼, 18홈런, 88타점을 올렸고, 특히 121득점으로 이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도루도 22개를 따내는 등 여전히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사랑받고 있다. 서건창은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5리, 111득점, 26도루, 63타점, 182안타를 기록했다. 득점과 안타서 각각 5위에 오른 것이 눈에 띈다. NC 박민우(타율 0.343)와 kt 위즈 박경수(타율 0.313, 20홈런, 80타점)도 눈에 띄는 활약을 했으나, 출전수(121경기) 등 전체적인 공헌도에서는 밀린다.

늘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는 외야수 부문서는 타격 3관왕에 오른 KIA 최형우, 37홈런과 124타점을 때린 두산 김재환을 비롯해 롯데 손아섭, kt 이대형, 두산 민병헌과 박건우, SK 정의윤, 삼성 박해민 등이 수상을 바라고 있다. 유격수는 넥센 김하성과 두산 김재호의 2파전 속에 LG 오지환이 어느 정도 득표할지 주목된다. 1루수 부문서는 기록상 NC 테임즈(40홈런, 120타점)가 압도적이나, 음주운전 파동으로 수상은 미지수다. 두산 오재일과 KIA 필이 조심스럽게 수상을 바란다. 포수는 양의지를 SK 이재원이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고, 투수는 정규시즌 MVP 두산 니퍼트가 확실시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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