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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시작단계부터 차우찬에게 역대최고액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4번타자 최형우도 FA를 선언한 상황이지만 협상에는 온도 차가 있었다. 삼성의 우선순위는 차우찬이었다. 최형우는 내년이면 만 34세, 차우찬은 내년 만 30세다. 차우찬은 젊다. 마운드 재건이 필요한 팀상황, 에이스의 중요성, 대체자원의 유무 등을 따졌을 때도 거포보다는 선발투수였다. 여기에 간과할 수 없는 하나가 있었다. 바로 매년 눈에 띄게 나아지는 차우찬의 구위, 바로 성장이었다.
차우찬의 강점은 이렇다할 큰 부상이 없었다는 점이다. FA를 선언한 선수들이 첫해 또는 이듬해 부상이 오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차우찬은 체력만큼은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2년전까지만 해도 유능한 불펜투수 정도였던 차우찬이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확 바뀌었다. 선발로 완전히 돌면서 탈삼진왕을 차지했고,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 뽑혀 국제대회에서 선전했다. 올시즌에는 마지막까지 삼성의 선발로테이션을 지킨 투수였다. 붙박이 선발로 돌아선 것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2년간 기량이 급성장한 것을 눈으로 보여줬다. 올시즌에도 두달 동안 쉬었지만 152⅓이닝을 던지며 12승6패,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했다. 이것이 11시즌 동안 70승48패1세이브에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지만 100억원을 훌쩍 넘는 초고액을 제시받은 첫번째 이유다. 기록만 놓고보면 100억원 선수는 아니다.
현재로선 삼성이 차우찬을 잡을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진 상황이다. 차우찬은 미국과 일본, LG를 놓고 고민중이다. 우선순위는 미국과 LG가 비슷하고 일본은 가능성이 좀더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대단한 오퍼가 온다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친정팀 삼성보다는 LG쪽으로 다소 기울었다는 얘기가 많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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