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외국인 타자 필수 변화, '팀 자율' VS '현행 유지' 팽팽하게 맞섰다

기사입력 2016-12-14 21:39


두산과 NC의 2016 KBO 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NC 테임즈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0.30/

현재 KBO리그 외국인 선수 규정은 3명 등록에 2명 출전이다. 2명은 투수와 야수로 구분해 한 포지션에 전원 등록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KBO사무국은 이 규정을 2014시즌부터 리그에 적용했고, 3시즌을 보냈다.

그럼 야구 현장에선 이 외국인 선수 규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스포츠조선은 스토브리그를 맞아 야구 현장 전문가(단장 감독 운영팀장 선수) 40인에게 '외국인 선수 제도 중 투수 야수 제한이 필요한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현장의 목소리는 변화와 현행 유지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팀 자율에 맡기자'는 의견에 19표(48%), '현행 방식을 유지하는 게 낫다'는 의견에 18표(45%)가 나왔다. 3표(7%)는 기타 의견이었다.

2014시즌을 앞두고 현행 외국인 보유 규정을 개정한 이유는 분명 있었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구단 경영진과 지도자는 선수 자원이 부족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국내 우수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로 눈을 돌렸다. 그래서 2명 등록에 2명 출전이었던 외국인 보유 및 출전 규정을 수정했다.

또 당시 외국인 선수는 모든 팀들이 하나 같이 타자 대신 투수 일색이었다. 2011시즌 이후 2년 연속으로 외국인 타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효용 가치를 봤을 때 타자보다 투수, 그중에서도 선발 투수를 선호했다.

외국인 타자가 KBO리그에 돌아온 후 3시즌을 치렀다. 3년 동안 국내 야구 현장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2016 KBO 시상식이 14일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MVP를 수상한 두산 니퍼트가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재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14/
이번 설문조사에선 "타자와 야수를 제한할 게 아니라 이제 팀 자율에 맡길 때가 됐다"는 의견이 "현행 방식을 유지하자"는 의견보다 1표 많았다.


설문에 참가한 다수(6명)의 감독(또는 수석코치)들이 팀 자율에 맞게 뽑을 수 있도록 하자고 변화에 힘을 실었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팀 A 감독은 "팀 사정이 다 다르다. 언제까지 똑같은 제도에 10팀이 맞춰서 경기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수도권팀 B 감독은 "팀간 전력차가 줄어들어야 더욱 재미있는 경쟁이 된다. 리스크를 각자 팀에서 알아서 조절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현행 규정을 유지하는 게 맞다"는 사령탑들은 "투수와 야수를 지금 처럼 제한하지 않을 경우 또 한쪽으로 쏠리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토종 선수들의 경쟁력이나 선호도가 편중될 게 뻔하다"고 말했다. 지방팀 C 감독은 "다시 팀 자율에 맡기면 선발 투수진의 외국인 선수 독점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선수 보유 제도에 누구보다 민감한 토종 선수들도 의견이 엇갈렸다. 지방팀 투수 D는 "토종 투수 육성을 위해 현행 방식이 계속 유지되는 게 맞다. 투타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팀 타자 E는 "팀 자율에 맡겨야 된다. 팀 상황에 맞게 외국인 선수를 뽑아야 팀간 전력차를 줄일 수 있고 경기도 더 재미있어 질 것이다"고 말했다.

기타 의견 중에는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늘리자는 의견(2표)도 있었다. 1군 등록 선수 수는 제한하더라도 2군에 육성형 외국인 선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또 더이상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1표)도 나왔다.

현행 외국인 선수 보유 및 출전 규정은 다가오는 2017시즌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3시즌을 현행 방식으로 해오면서 KBO리그엔 심각한 '타고투저' 현상이 나타났다.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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