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김광현>양현종, 돌발변수가 만든 이변의 FA 계약

기사입력 2016-12-21 21:10


KIA 양현종.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0.11

LG의 유광점퍼를 입은 차우찬. 사진제공=LG트윈스

이변의 스토브 리그다.

FA(자유계약선수) '좌완 빅3'의 진로가 모두 결정됐다. 양현종이 '빅3' 중 마지막으로 20일 KIA 타이거즈 잔류를 확정했다. 진통끝에 계약기간 1년, 총액 22억5000만원에 사인했다. 물론, 양현종같은 특A급 FA 투수의 1년 단기 계약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1년 뒤 구단이 조건없이 풀어주기로 약속했다고 해도, 양현종 입장에선 아쉬움이 큰 계약이다.

FA 시장 개막에 앞서 '빅3' 양현종과 김광현, 차우찬의 경쟁력을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선수 가치는 곧 구단의 투자 금액, 몸값을 의미한다. 많은 야구인들이 통산 성적을 비롯해 최근 몸 상태, 구위 등 여러가지 평가 잣대를 들이댔다. 관점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분명한 것은 이들 세 선수가 모두 20대 좌완 선발자원으로, 최고 경기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스포츠조선은 지난 11월 초 경력(20점)과 건강(30점), 구위/제구력(20점), 수비(10점), 이닝소화능력(20점)을 기준으로 이들을 평가해 순위를 매겼다. 양현종이 100만점에 91점을 얻어 김광현(87점), 차우찬(85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근소한 차이였지만 양현종 김광현 차우찬 순으로 평가됐다. 최근 3년간 92경기(선발 91경기)에 등판한 양현종은 41승26패1홀드-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이 기간에 총 556이닝, 시즌 평균 185⅓이닝을 책임졌다. 김광현(85경기 38승23패2홀드-3.66-487⅓이닝)과 차우찬(124경기 28승17패22홀드-4.93-407⅓)을 압도하는 성적이다.

그런데 FA 계약 내용은 달랐다. 계약 시점, 팀 상황, 부상 등 여러가지 변수가 빚어낸 결과다.

구단 발표 기준으로 차우찬은 총액 95억원(인센티브 별도), 김광현이 85억원, 양현종이 22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FA 계약의 핵심 내용 중 하나가 계약기간이라는 걸 감안하면,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차우찬이 가장 안정적이면서, 알찬 계약을 했다고 봐야할 것 같다. 해외진출을 모색했던 차우찬은 '빅3' 중 유일하게 원소속팀 삼성 라이온즈 잔류가 아닌 이적을 선택했다. 보상금과 보상선수를 감안하면, 가장 높게 가치를 평가받았다고 볼 수 있다.


◇SK 김광현.
김광현은 최상이 아닌 몸 상태가 발목을 잡았다. 협상 과정에서 팔꿈치 이상이 밝혀진 김광현은 다음달 일본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는다. 수술 후 경과를 봐야겠으나, 사실상 내년 등판이 어렵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고질적인 팔꿈치 통증이 앞을 가로막았다. 사실상 4년-85억원이 아닌, 3년-85억원 계약이다.

계약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낸 양현종이 일찌감치 KIA 잔류 의사를 확실하게 밝혔다면 어땠을까. 4년-100억원이 넘는 FA 최고액 계약이 가능했을 것이다. 양현종은 국내 잔류의 문을 열어놓고, 해외진출을 모색했다.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가 2년-6억엔 수준을 제의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KIA 잔류를 결정했다. 해외진출과 국내 잔류를 놓고 결정이 늦어지면서 자신이 원했던 계약을 하지 못했다. KIA는 외부 FA 최형우와 내부 FA 나지완과 계약하면서, 양현종이 원했던 계약기간 4년 기준의 금액을 맞춰줄 수 없었다.


다양한 변수가 '빅3'의 명암을 엇갈리게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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