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의 2017년 로드맵이 매우 불분명하다. 성적이냐, 리빌딩이냐를 두고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2014년부터 3년간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강팀으로의 변모를 꾀했으나 결국 실패하자 의기소침한 분위기다.
문제는 3년간 선수들을 많이 끌어 모았지만 너무나 많은 부상선수, 재활선수, 슬럼프 선수가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팀마운드의 핵심인 외국인투수 영입도 지지부진이다. 김성근 감독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냉정하게 말해 전력을 추스리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한다. 주위에선 '우는 소리'라고 하지만 김 감독의 이같은 발언 배경엔 2017년엔 어떻게든 성적을 내고 싶다는 강한 바람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단은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외부수혈을 통한 추가적인 전력보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종훈 단장이 일괄적으로 결정할 수도 없는 문제다. 박 단장은 부임 직후 "마음 같아선 외부FA 중 꼭 필요한 선수를 한명 정도는 잡고 싶다. 하지만 구단은 장기비전 선포(11월 3일 구단혁신안 발표)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욕심이 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한화의 2017년은 2016년의 재판이 될 수 있다. 타선은 2016년에도 나쁘지 않았지만 2017년에는 부상에서 회복한 최진행과 김경언이 가세하면서 오히려 선택의 폭은 커진다. 문제는 마운드다. 확실한 선발진은 외국인투수 2명에 이태양(선발 확실) 정도다. 윤규진 장민재는 선발과 불펜 중 코칭스태프가 선택해야 한다. 결국 배영수 안영명 송창식 권혁 등 4명의 수술후 재활중인 선수들의 컨디션이 마운드 등급을 결정한다. 여기에 부활을 노리는 송은범이 '플러스 알파'를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구단 안팎에서 '2017년은 모 아니면 도'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 역시 이같은 마운드 불안요소 때문이다.
계약 마지막 해인 김성근 감독은 명예회복을 위해 시즌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 분명하다. 투수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시즌 중후반 체력부담이 올 수 있다. 혹사논란, 보직파괴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어차피 리빌딩과 육성은 열매를 맛보려면 최소 2~3년은 걸린다. 젊은 선수 한두명이 반짝하는 것은 맛보기다. 이것으로 팀컬러가 바뀌지는 않는다. 팀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재건하는 데는 꽤 긴 시간이 걸린다. 한화는 희망만 품고 2017년을 맞고 있다. 하지만 어제와 같은 오늘을 보내고 달라질 내일을 기대하는 것, 과한 욕심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