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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의 악몽. 2013년 WBC에서 한국은 첫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 0대5로 참패했다. 한국은 첫경기 충격패후 호주를 6대0으로 이기고, 대만을 3대2로 꺾었지만 결국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역사적인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홈개막전인 A조 첫경기 이스라엘전에서 연장 승부끝에 1대2로 졌다.
한국 중심타선은 이날도 침묵했다. KBO리그 사상 첫 몸값 100억원(4년 FA) 벽을 허문 최형우는 이날 벤치를 지켰다. 김인식 감독은 첫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해 타격 감이 떨어진 최형우 대신 민병헌을 6번 좌익수에 선발출전시켰다. 수비보완 측면도 있었다. 중심타선은 3번 김태균, 4번 이대호, 5번 손아섭으로 꾸렸다. 하지만 4번 이대호는 4타수 무안타 1삼진, 3번 김태균은 3타수 무안타 2삼진 1볼넷, 5번 손아섭은 내야안타 1개를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중심타선에선 11타수 2안타에 그쳤고 타점은 없었다. 대표팀은 8회까지 매이닝 주자를 만들어냈지만 불이 꺼진 중심은 타선의 짐이었다.
투수진도 고민을 안겼다. 장원준이 4이닝 2안타 1실점했다. 3개의 볼넷이 야기한 2회 밀어내기가 유일한 실점이었다. 심창민 차우찬 원종현 이현승 임창민으로 이어던졌지만 8회 2사만루에서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르기전 한국 대표팀 마운드는 무려 8개의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첫 경기인점을 감안해도 자신감 결여가 도드라졌다. 공인구 적응 이슈는 더이상 어필할 부분도 아니다. 한국 투수들은 너나 할것없이 시즌 베스트에서 한참 모자란 모습이었다. 구속은 3~4㎞ 이상 떨어졌고, 제구도 들쭉날쭉이었다. 그나마 '끝판대장' 오승환의 존재만이 부각됐다. 오승환은 8회 2사만루 위기를 탈삼진으로 뚤어내며 9회도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책임을 다했다. 8번째 투수 임창용은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대표팀 마운드는 모두 9개의 볼넷을 내줬다.
대표팀은 0-1로 끌려가던 5회말 동점을 만들어냈다. 선두 8번 허경민이 이스라엘 두번째 투수 잭 쏘튼을 상대로 볼넷, 9번 김재호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무사 1,2루 찬스. 1번 이용규가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1사 1,2루에서 2번 서건창이 초구를 밀어쳐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대표팀은 메이저리그 15시즌 통산 124승에 빛나는 이스라엘 선발 제이슨 마르키스를 상대로는 3회까지 2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벼랑끝에선 한국대표팀은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네덜란드와 A조 두번째 경기를 치른다. 네덜란드는 릭 반델헐크, 한국은 우규민을 선발예고했다. 한국으로선 네덜란드전에서 패하면 2라운드 진출은 접어야 한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