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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통해 증명, 고척돔 천장 핑계는 이제 없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3-12 08:29


WBC 대표팀의 훈련이 2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대표팀 선수들이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고척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2.24.

이제 고척돔 천장은 핑계일 뿐?

처음 안방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고척돔 참사'로 야구 역사에 남게 됐다. 안타깝지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 이제 프로야구 개막이 남았다. WBC 악몽을 정규시즌 훌륭한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갚아야 한다.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은 이번 WBC를 통해 훌륭한 구장으로 각국의 극찬을 받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엄지를 치켜 세웠다. 대만 궈타이위안 감독이 "조명이 조금 어둡다"고 했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사실 이번 대회 전 한국 대표팀에 고척돔 어드벤티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정규시즌 개막 전, 모든 프로팀들이 고척돔 데뷔를 앞두고 걱정을 했다. 하얀 전장 색깔과 구조물 때문에 플라이 타구 포착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고척돔이 어색한 타국 선수들이 이 영향을 그대로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 선수들이 실수하고, 걱정했던 건 조금 지나쳤던 것임이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났다. 본 대회 전 연습경기를 치른 쿠바, 호주 대표팀을 포함해 이스라엘, 네덜란드, 대만 선수 중 고척돔 시설 영향으로 인해 플라이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대부분 선수들이 척척 외야 타구를 받아냈다. 해가 비치는 낯 경기는 조금 더 타구 처리가 힘들다고 하는데, 낮 경기에서도 큰 실수는 나오지 않았다.

심리적인 영향일 수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하도 고척돔 공포에 대한 얘기가 나오니, 선수들과 구단들이 지레 겁을 먹고 플레이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나친 긴장은 플레이에 악영향을 미치기 마련. 하지만 이런 걸 전혀 모르는 외국 선수들에게 고척돔은 그저 평범한 구장이었다.

그리고 결국은 실력과 집중력의 차이다. 실력이 좋은 선수들은 어떤 안좋은 조건에서도, 공을 잡아낼 수 있는 준비와 노력을 한다.

이번 WBC를 통해 이제 고척돔 핑계는 사라지게 됐다. 타구를 놓치고 천장을 바라보면 이제 '민망해서 쳐다보는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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